(왼쪽부터) 대한폐암학회 오인재 학술이사, 강진형 회장. 사진=김원정 기자
(왼쪽부터) 대한폐암학회 오인재 학술이사, 강진형 회장. 사진=김원정 기자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의정사태 이후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환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의료전달체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환자 연계 시스템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암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뒤 2차 병원이나 요양병원 등으로 원활히 연계되지 못하거나, 암 진단 초기부터 완화의료를 적시에 제공받지 못해 환자 관리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폐암학회 임원진은 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대한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KALC IC 2025)'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강진형 회장은 "의정사태가 봉합된 이후 중증질환 위주로 진료가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치료 패턴의 큰 변화는 없다"며 "다만 의정사태 기간 동안 입원전담의가 투입됐고, 전공의 복귀 이후에도 이들의 역할이 이어지면서 병실 환자 수 조정이나 입·퇴원 관리가 이전보다 계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에서 중증 환자 치료가 끝난 뒤에는 이후 케어를 담당할 2차 병원이나 요양병원 등으로의 연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가 조금씩 일어나고는 있지만 아직 현장에 자연스럽게 정착된 단계는 아니다"라며 의료전달체계 정착을 위해서 정부가 정책적 의지를 갖고 수가체계 개선 등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로 의료전달체계의 미비는 완화의료 분야에서도 드러난다. 완화의료의 조기 도입이 진행성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지만 현장 적용은 여전히 더딘 상황으로 확인된다.

강 회장은 "현실적으로 대학병원에서는 완화의료를 충분히 수행하기는 어렵다"며 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해야 하는 상급종합병원의 구조적 특성상 완화의료까지 병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완화의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병원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상호보완적으로 운영하는 부분이 필요하지만 이 또한 의료전달체계 미흡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인재 학술이사는 첨언하며 "암의 크기를 줄이는 근본적인 치료가 있고 환자와 관련된 증상에 초점을 맞춘 치료를 완화의료라고 한다면, 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 등을 세심히 관리해야 하는데, 이런 역할을 3차 병원에서 수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근무 중인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암 특성화 병원으로, 중증 암 환자가 전체의 80~90%에 달한다"며 "암 진단은 전남대병원 본원에서 이뤄지고 치료는 화순에서 진행되는 체계 덕분에 두 기관이 상호보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모든 상급종합병원이 전남대병원처럼 할 수는 없지만 치료를 집중하고 완화의료를 병행할 수 있는 구조로 가야 장기적인 암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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