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점차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제품 공급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FDA와 식약처가 바이오시밀러 임상 완화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업계는 이런 변화가 치료제 선택지 확대, 건보 재정 절감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봤다. 업체 간 경쟁 심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10일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앞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이 증가할 수 있고,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는 출시까지 걸리는 기간을 단축하는 게 가능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런 전망이 나온 이유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시밀러 임상 부담을 줄이는 내용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FDA는 바이오시밀러 3상에서 진행하는 '비교 효능 임상(CES)'을 생략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바이오시밀러를 허가할 때 '비교 분석 평가(CAA)', 약동학(PK), 면역원성, 비교 효능 임상(CES)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는데, 모든 바이오시밀러에 이런 과정이 필요한 건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교 효능 임상이 없더라도 비교 분석 평가, 약동학, 면역원성 관련 자료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품질과 참조 의약품 대비 동등성을 확인할 수 있다면, 바이오시밀러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런 변화는 이전보다 3상에 들어가는 R&D 비용을 낮춰서 많은 기업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3상에 소요되는 시간도 줄일 수 있기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업체도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바이오시밀러 임상 완화는 미국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바이오시밀러 허가 심사에 국제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관련 내용은 식약처가 지난 5일 발표한 '식의약 안심 50대 과제'에서 드러난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는 바이오시밀러 품질과 참조 의약품 대비 동등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 비교 효능 임상을 면제할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은 바이오시밀러 출시까지 걸리는 기간을 줄이고 싶다는 업계 의견을 반영했다.
식약처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비교 효능 임상을 생략하겠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한국도 국제조화 측면에서 바이오시밀러 3상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다른 규제기관과 공동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바이오시밀러를 신속하게 출시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나왔고, 이번 임상 완화는 업계가 반길 수밖에 없는 일일 것"이라며 "3상을 진행하지 않으니 비용을 몇십억 줄일 수 있고, 출시 시점도 빨라지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런 바이오시밀러 임상 완화가 치료제 선택지를 늘리고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줄일 수도 있다고 봤다. R&D 부담이 낮아져 다양한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나올 수 있고,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대비 가격이 낮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진행 중인 제약사 내부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용이하게 만든 건 업체가 보다 많은 제품을 확보하도록 유도하고, 오리지널만 존재하던 분야까지 바이오시밀러 영역을 넓혀 결국 치료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오시밀러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오리지널을 대체하면, 의약품 사용량이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건보 재정 지출 감소로 이어진다"며 "다른 복지 정책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늘어 복지 수준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업계에선 바이오시밀러 임상 완화가 업체 간 경쟁 심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더 많은 기업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으로 들어오기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중요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제약사 한 관계자도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점점 제네릭 시장과 유사해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양한 전략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게 중요한데, 특히 과도한 경쟁 속에서 매출원가를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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