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대정부 투쟁을 위한 전 회원 대상 투표를 시작했다. 다만 구체적 일정도 방식도 명시하지 않은 채 지지·참여 여부만 물어 실제 투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된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전 회원 대상 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이날 정부 브리핑에 맞춰 오후에 시작됐다.

의협은 이번 전 회원 투표를 통해 본격적인 전면투쟁에 앞서 회원 총의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 교수·봉직의·개원의·전공의·의대생 등 전 직역이 대정부 투쟁을 선포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현장에선 회의적 시각도 공존한다. 단순히 찬반을 묻는 투표엔 누구나 찬성표를 던질 수 있지만, 실제 시점이나 계획에 맞춘 참여율로 이어지긴 어려울 거란 지적이다.

실제 메디파나뉴스가 확인한 투표 항목은 세 가지로 ▲투쟁 지지 여부 ▲단체 행동 참여 여부 ▲직역 등을 묻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지역의사회 A 임원은 구체적 일정과 방식 등 로드맵 제시가 우선돼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일방적 정책 강행에 반감이 큰 상황에서 단순히 투쟁이나 참여 여부에 찬성을 던지는 것과 실제 참여로 이어지는 것은 다르다는 것. 투쟁 목표와 언제부터 어떻게 투쟁할 것인지 등을 정하고 참여 여부를 물어야 그나마 간극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A 임원은 "단순히 찬반을 묻는 것으론 투쟁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찬성을 던진 비율이 막상 기간이나 방식이 공개됐을 때 실제 참여로 이어질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쟁이 성과를 내려면 정부가 부담을 느낄 만큼 국민 체감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는 높은 투표율이 나오더라도 실제 참여가 저조하면 사회적 비판만 받고 정작 의도한 바는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직역의사회 B 임원도 회원들 사이에서 이 같은 우려가 크다고 언급했다.

B 임원은 "속해 있는 여러 단톡방에 그런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뭔가 액션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는 있지만, 시작부터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개원가 투쟁을 독려하고 주도해야 할 지역의사회장 사이에선 이번 투표에 대해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날 오전까지 투표 내용도 모른 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C 지역의사회장은 "회장단 단톡방이 있는데도 아무 것도 올라오지 않았다"면서 "오후에 시작될 투표 항목을 오전까지도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 지역의사회장은 "전 회원이 똘똘 뭉쳐 파업해서 해결하자는 컨센서스가 들끓어야 될까 말까인데, 집행부 몇 명이서 앉아서 '이거라도 하자'는 식의 로드맵이 타당할까"라면서 "투표가 시작되면 회장단 단톡방에 독려하자는 등 얘기가 나올텐데, 회의적"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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