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내달 2025학번 동맹휴학 여부와 미필 전공의 입대로 인한 대오 변동 정도란 두 가지 패를 열어봐야 서로 승리를 내다보고 있는 의정 스탠스가 재정립될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0일부터 전공의 추가 모집을 실시한다. 전국 수련병원별로 모집 일정과 절차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단 지난달 적용한 병역특례는 사라졌다. 지난달에는 수련에 복귀할 경우 수련을 마친 후 의무장교 등으로 입영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번 모집에선 의무사관후보생으로 지원하거나 선발된 경우엔 지원할 수 없도록 했다.
추가 모집에 대한 전공의 사회 분위기는 싸늘하다. 사직전공의들은 7일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현 상태에선 전공의 복귀가 전향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A 사직 전공의는 이달 유의미한 수준의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복귀를 고민하는 인원도 있지만, 의국 분위기가 복귀 여부를 신경쓰지 않는 곳이란 요건이 성립돼야 한다. 또래 집단으로부터 느끼는 압박인 피어 프레셔는 복귀 명분만큼이나 큰 문제기 때문이다. 전공의 7대 요구안 핵심은 해결되지 않아 복귀 명분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적으로 소수가 복귀를 고민하더라도 의국 분위기까지 맞아 떨어져야 하는 셈이다.
A 사직 전공의는 "복귀를 고민하는 인원도 있지만 의국 분위기가 복귀가 용인되는 곳이어야 가능할 거다. 주변 시선과 분위기는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라며 "조용한 복귀가 이뤄질 수 있지만 대오가 깨질 정도로 이뤄지진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B 사직 전공의는 이번 모집에서 전향적 복귀가 이뤄지기엔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복귀를 바란다면 모집 시기에 맞춰 전공의들이 고민할 만한 명분을 만들어줘야 하지만 지난달에도 이달에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정부는 '이래도 안 돌아오냐'고 하겠지만, 전공의는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는데 돌아오라고 한다'는 입장"이라며 "명분이 있어야 협상이라도 할텐데, 이런 상태에선 상시모집까지 한다고 해도 큰 반응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오가 흔들릴 수 있는 첫 고리는 미필 전공의일 것으로 봤다. 병역특례가 빠지면서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입영하거나 이를 위해 대기해야 하는데, 마이너과 미필 고연차 전공의는 3~4년 뒤 복귀하면 자리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미필 전공의 입대나 복귀가 현실화되더라도 여타 전공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직 전공의 절반가량이 의료기관에 취업하면서 사태 해결 전엔 급하게 복귀하지 않겠단 의견도 많다는 것. 피어 프레셔가 큰 분위기 속에서 전공의 전반이 동의할 수 있는 대안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미필 전공의가 아닌 인원들은 돌아갈 만한 현실적 요건이 없다"며 "피어 프레셔도 큰 상황인데 전공의들이 만족할 정도의 모멘텀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C 사직 전공의 역시 복귀를 고민하는 인원들도 2월까진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달까지 사태 해결되지 않는다면 다시 고민하겠단 인원도 있다는 설명이다.
대화와 협상은 내달이 돼야 가능할 것이란 시각도 제기했다. 전공의와 정부 모두 내달이면 유리한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이유다. 전공의·의대생의 경우 25학번마저 동맹휴학 대오에 합류하면 정부가 물러설 것으로, 정부는 25학번이 동맹휴학 대오에 합류하지 않고 미필 전공의 입대·복귀가 이뤄진다면 복귀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단 시각이다.
따라서 내달 25학번 동맹휴학 여부와 정도, 미필 전공의 입대·복귀가 수치로 드러나야 '우리가 유리해질 것'이란 스탠스가 한쪽에선 무너지고 대화·협상이 가능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정부도, 전공의도 여전히 주류는 강경일변도다. 서로 우리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3월이 돼서 패를 열어봐야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