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를 비롯해 삼성카드, 현대카드가 3월 중순부터 약국 거래시 발생되는 카드 수수료를 적게는 0.02%에서 많게는 0.2%까지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의약품유통업체들은 의약품 카드 결제를 통한 약국 거래 당월 결제 시 캐시백 1.8%, 마일리지 1%, 카드 수수료 2.5%로 총 5.3% 가량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그러나 일부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으로 최대 5.5%의 수수료를 부담하게 됐다.
이번 수수료 인상에 대한 정확한 이유가 따로 밝혀지진 않았으나, 정부의 영세 및 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에 따라 수익 감소를 보전하기 위함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업계는 제약사별로 상이하지만, 제약사 의약품 유통 마진이 대체로 8% 수준임을 감안하면, 유통업계는 2.5% 마진으로 영업을 전개해야 하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카드사가 수 년 전에도 중소 가맹점 보호 정책을 이유로 수수료를 인상한 바 있다면서, 이러한 관행은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한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약국 배송 횟수를 축소하는 등 긴축 경영에 들어가야 할 수준까지 카드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카드 수수료에 대한 부담 가중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소 제약사들은 의약품 유통 마진을 잇따라 인하해 의약품유통업체들의 당혹스러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한국파마는 한국얀센과 조현병 치료제 '인베가(성분명 팔리페리돈)', '리스페달(성분명 리스페리돈)'에 대한 독점 판매 및 유통 계약을 체결하면서, 의약품유통업체에 유통 마진을 기존보다 1% 인하한다고 통보했다. 일화도 최근 거래 의약품유통업체에 0.5% 의약품유통 마진을 인하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중소 제약사들이 잇따라 의약품 유통 마진 인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 1~2년 사이 발생한 제약사들의 의약품유통 마진 인하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 중소 제약사들까지 유통 마진 인하 행동에 동참하게 만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지역 A의약품유통업체 대표이사는 "카드 수수료 인상에 제약사들의 유통 마진 인하로 의약품유통업체 주변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의약품유통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1% 미만 수준까지 하락하고 있는 만큼 협회를 중심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