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 국가의료보장국(NHSA)과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는 지난 1일, 국무원의 승인을 거쳐 ‘혁신 약물의 고품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몇 가지 조치’를 공동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의료보험 데이터 개방 ▲상업건강보험을 통한 장기 투자 유도 ▲혁신 신약 전용 보험 카탈로그 신설 등을 포함해 총 16개 조치로 구성된다.
의료보장국은 "이번 조치가 의료보험 및 보건부의 기능을 활용해 바이오혁신 산업의 고품질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2018년 설립 이후 총 149개 혁신 신약이 국가급여의약품목록(NRDL)에 포함돼 시장 접근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에만 40개 신약이 시판 승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치 중 가장 주목할 부분은 '상업 건강보험 혁신 의약품 카탈로그(카테고리 C)'의 신설이다. 이는 기존 A·B급 보험 약제 목록에 포함되지 못했던 ADC·CAR-T·세포유전자치료제·GLP-1 기반 치료제 등 고가의 신약이 포함된다.
그간 중국의 국가급여의약품목록은 경제성을 우선시하며 저가 중심의 조달 구조를 유지해왔고, 이는 바이오제약 스타트업에게 '투자 겨울'을 야기했다. 하지만 카테고리 C의 도입은 보험사가 제약사와 합리적 가격을 설정해 고가 혁신 치료제의 수익화를 가능하게 하면서, 민간 주도의 시장 진입 경로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국 상업건강보험 시장은 연평균 12%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며, 2030년에는 약 2조위안(한화 약 378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AIA, 메트라이프 등 다국적 보험사들도 카테고리 C 대상 상품 설계에 나서는 등 시장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보험 확대에 그치지 않고, 의료보험 데이터를 통한 신약개발 R&D 지원과 안정적 장기 투자 유도를 위한 구조도 마련했다. 특히 상업 건강보험사가 신약 R&D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민간 투자 확대를 위한 환자 기반 투자 유치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6월 18일 중국 증권거래소는 상하이 STAR마켓에 '성장 계층'을 도입해, 신약개발·AI 등 첨단 기술 기반 비수익 스타트업의 상장을 허용함으로써 자본시장 차원에서도 혁신기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제약사들의 라이선스 거래 중 31%가 중국 바이오기업과 관련된 것으로 집계되며, 중국이 기술 거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중국이 기존 비용 억제 중심의 정책기조를 넘어 바이오 혁신 주도형 산업구조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며 "상업건강보험 확대, 규제 간소화, 자본시장 개혁이 맞물리면서 중국 바이오제약 산업의 르네상스를 촉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