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을 통해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PA) 중심의 병원운영체계가 자리잡아가면서 전공의가 복귀하더라도 이 같은 체제가 변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과 교육 중심의 수련체계 개편이 진행되면 줄어드는 시간만큼 인력 보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부 인력 조정은 되겠지만 진료지원간호사의 필요성은 여전히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공의 기피가 심각한 내과,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에서는 PA 간호사 없이 진료현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현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9일 한국전문간호사협회 최수정 회장은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전공의 복귀 후 전문·전담간호사 배치 방향성을 다 파악하기는 어렵고 병원마다 상황은 차이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공의가 있었던 병원에서는 근무시간이 주당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줄면 그만큼의 인력 보완이 필요하다. 줄어든 시간은 기존에 전공의의 노동으로 충당됐던 만큼 전공의들의 체감은 더 많이 줄어든 느낌이 들 것이라는 게 의대 교수들의 공통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여전히 진료지원간호사는 필요한 상황일 것이다. 다만, 일부 병원은 진료지원간호사를 배치할 때 한시적으로 전담간호사로 배치했을 것이다. 이런 배치 인력은 전공의가 복귀해서 대체 가능하면 원래 자리였던 간호사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되나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간호계 관계자도 전문의와 PA간호사의 역할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간호사는 "병원은 PA간호사들과 손, 발을 맞춘 상태라 이게 더 편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앞으로는 전공의들은 학습과 수련 중심이 되고 실무는 스태프와 PA간호사가 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내과,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분야는 전공의들도 안 가려는 추세가 만연해 있다. 때문에 앞으로는 PA간호사 위주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PA 간호사들이 업무를 수행할 때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게 신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고 향후에는 그들에게 전문간호사 직위를 주고 그에 맞는 법적 보호와 급여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그 역할의 조정은 지금은 어렵더라도 병원장들과 각 병원의 간호계 수장들이 하고 이 같은 경험을 다른 병원들과 공유하면서 정리해 나가야 할 것"으로 봤다.

전공의들이 복귀한다면 수련 중심 전환이라는 긍정적인 변화 속에서도 전공의 정원 문제 같은 새로운 과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한 교수는 "빅5 병원들은 이미 진료지원 간호사를 많이 뽑았다. 전공의가 돌아오더라도 일부는 조정이 되겠지만 대부분의 진료지원간호사는 하던 역할을지속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통해 전공의들이 해왔던 비(非)교육 부담은 줄고 수련 중심 구조가 자리잡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기존에는 전공의가 '인력'으로 활용되던 구조였기 때문에 병원 운영을 위해 많은 정원이 필요했지만 PA 간호사 등 대체 인력이 고착화되면 병원 입장에서는 전공의가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아닐 수 있는 만큼 전공의 모집정원(TO)을 기존처럼 유지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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