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2025년도 상반기 경영실적 분석 시리즈] ⑨ 잉여금 및 사내유보율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92곳의 올해 상반기 잉여금 총액이 5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이 17조7000억원을 상회하며 '곳간 1위' 자리를 지킨 가운데, 휴젤은 유보율 2만%를 넘기며 재무 안정성 지표에서 독보적 위치를 보였다.

25일 메디파나뉴스가 92개 상장 제약·바이오사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잉여금은 54조1238억원으로 전년 동기 52조5779억원 대비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본금은 2조4132억원으로 4.3% 늘었다. 평균 유보율은 2242.9%로, 전년 동기 2251.2%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재무 안정성을 보여주는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기업당 평균 잉여금은 약 5886억원, 평균 유보율은 2242.9%였으며, 전체 기업 중 63곳(68.5%)이 전년 대비 잉여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보율 1만%를 넘는 기업은 2곳, 5000% 이상 기업도 7곳에 달해, 업계 전반의 내실 확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잉여금 기준 1위는 셀트리온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17조731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조4496억원으로 2위에 올랐고, 유한양행(2조23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조7114억원), 휴젤(1조5221억원), GC녹십자(1조2621억원)까지 1조원 이상 유보금을 보유한 6개 기업이 상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미약품(7495억원) ▲HK이노엔(6933억원) ▲종근당(6899억원) ▲대웅제약(6883억원) ▲동국제약(6067억원) ▲파마리서치(6059억원)도 6000억원 이상 잉여금을 유지하며 탄탄한 재무 체력을 보여줬다.

유보율 기준 1위는 휴젤로, 자본금 66억원에 잉여금 1조5221억원을 기록하며 유보율 2만3104.5%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만1056.5%에서 더욱 상승한 수치다.

이어서 ▲파마리서치(1만1529.2%) ▲대한약품(9499.0%) ▲휴온스(6047.9%) ▲HK이노엔(4797.2%) ▲휴메딕스(4985.8%) ▲한국유나이티드제약(5293.1%) ▲에스티팜(4508.2%) ▲지씨셀(6298.3%) ▲SK바이오사이언스(4367.5%) 등이 유보율 4000% 이상 기업군에 포함됐다.

그 외에도 환인제약(3959.8%), 제일약품(2174.1%), 한미약품(2340.3%), 종근당(1999.2%), 대웅제약(2376.5%), 한독(3595.1%) 등도 높은 유보율을 기록하며, 재무 여력과 자기자본 기반 확대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모습이다.

반면, 올해 상반기 기준 결손금을 기록한 기업은 5곳이었다. ▲JW신약(–289억원, 유보율 –108.3%) ▲비보존제약(–292억원, –23.3%) ▲코오롱생명과학(–296억원, –476.9%)은 모두 전년 대비 결손이 확대됐다.

동성제약은 지난해 상반기 잉여금 21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결손금 28억원으로 전환되며 유보율도 –10.7%를 기록했고, 영진약품도 –0.3%로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이들 기업은 지속적인 영업손실 또는 투자 손실 누적에 따른 자본잠식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코오롱생명과학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96억원에서 올해 –296억원으로 결손이 3배 확대되며, 유보율은 –476.9%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유보율이 기업의 재무 안정성과 외부자금 의존도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될 수 있지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유보금이 많고 유보율이 높을수록 외부 자금 조달 없이 설비 투자나 연구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이 큰 것으로 볼 수 있으나, 투자 확대, M&A, 설비 투자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유보율이 낮아질 수 있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도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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