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에 복귀한 지 일주일가량 지났지만, 진료지원간호사와의 업무 조정과 수련환경 개선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당직 후 전공의에게 휴가를 부여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움직임도 보이지만, 수도권과 지역, 병원·과별 상황을 반영한 맞춤형 조정과 구체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수도권 A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교수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전공의들이 사직하면서 많은 진료지원간호사들이 전공의 업무에 투입됐다. 제가 근무하는 과에서는 최근 전공의 복귀 이후 일부 간호사들이 본래 하던 일반 간호사 업무로 돌아갔지만, 60% 이상은 여전히 진료지원업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별로 전공의 복귀율과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진료지원간호사와 전공의 간 업무범위 조정이 병원마다 다르게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일부 조정은 됐지만,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계속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관련해서도 병원별, 과별 여건 차이가 크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는 그동안 당직 후에도 근무를 해야 했던 부분을 개선해 당직 후에는 꼭 휴가를 주도록 개선했다"며 병원별로 여건과 상황이 다른 만큼 병원 상황에 맞춘 맞춤형 조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진료지원간호사와의 역할 조정과 수련환경 개선 방안을 둘러싼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별 여건 차이가 크고 제도적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수련환경 태스크포스(TF) 구성은 후순위로 밀렸고, 현장 차원의 개선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정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변인은 "진료지원간호사와의 업무 조정 상황은 병원별로, 같은 병원 내에서도 진료과마다 차이가 크다. 명확한 지침이 없는 경우가 많고 기존 인력 감축 여부도 병원마다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달 열린 대전협과 대한수련병원협의회(대수협) 간 간담회에서 요청했던 수련병원별 수련환경 태스크포스(TF)도 거의 구성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진료지원인력과의 업무 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아 수련환경과 근무여건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기관과 진료과에서는 연속근무 24시간 제한의 효과를 크게 체감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직 후 오프일에 해당 전공의가 맡던 업무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병원과 진료과마다 달라 혼란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전공의 수련환경은 전문의로서 필요한 역량을 쌓는 교육에 집중해야 하며, 이와 직접 관련 없는 행정업무나 단순 반복 업무는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별도의 기구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B 전공의는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기존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는 지도전문의 제도나 수련환경 평가 등 현장의 문제에 대한 피드백이 구조적으로 어렵다. 위원 구성 역시 전공의보다 교수와 병원 중심이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의 실효를 높이려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처럼 별도로 설립해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명옥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공의와 진료진원간호사간 직무범위 등 갈등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운영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병원 실정에 맞는 업무 방식을 설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진료지원업무 규칙안을 최종 정비해 행정예고 절차를 진행하고, 표준 관리지침 마련과 업무 범위 신고·관리 등을 후속조치로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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