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고혈압 초기요법 적응증을 획득한 저용량 복합제 출시와 허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일차의료 현장에선 이를 유용한 옵션으로 평가하면서도 초기 치료제 선택엔 보수적인 시각이 확인돼, 향후 고혈압 초기요법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고혈압 초기요법을 적응증으로 획득한 저용량 복합제 출시와 허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8월 항고혈압 3제 복합제 '아모잘탄플러스정'에서 암로디핀과 로사르탄, 클로르탈리돈 용량을 각각 3분의 1로 줄인 '아모프렐' 1.67/16.67/4.17mg 옵션을 출시했다. 이어 종근당이 텔미사르탄과 에스암로디핀베실산염이수화물 2제 복합제 '텔미누보' 20/1.25mg 옵션을, 유한양행이 텔미사르탄과 암로디핀, 클로르탈리돈 3제 복합제 '트루셋' 20/2.5/6.5mg 옵션을 허가 받으며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저용량 복합제는 단일제와 유사한 혈압 강하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용량 의존적 이상반응 발생위험은 낮출 수 있도록 설계해 본태성 고혈압 초기요법 적응증을 획득한 것이 특징이다. 제품을 출시한 한미약품의 경우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아모프렐이 본태성 고혈압 환자 초기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란 목표를 밝혔고, 종근당과 유한양행 역시 관련 공시를 통해 고혈압 환자 초기 치료 선택지 추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메디파나뉴스 취재 결과 일차의료 일선에선 저용량 복합제를 긍정적 옵션으로 평가하면서도 초기요법 적용 가능성엔 보수적인 시각이 더 높은 비율로 확인된다.

수도권 A 내과 전문의는 "참신한 제품인 것 같다"며 "암로디핀 계열은 붓는 부작용이 있고 로살탄은 효과가 부족한 측면 있어 두 가지를 같이 쓰는 경우가 많은데, 붓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분들에게 대체 옵션으로 유용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초기요법으로 적용하는 비율은 당분간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환자 치료에 있어 근거 중심,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의료 특성상 임상경험과 데이터가 축적되기 전까진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단일제 이후 변경이나 2제 복합제를 쓸 때 적절한 용량이 없는 애매한 지점에 유용한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저용량 복합제를 쓰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다. 데이터가 더 쌓여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서울 B 가정의학과 전문의 역시 긍정적 옵션으로 평가하면서도 초기 치료제 선택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봤다.

B 전문의는 "고혈압 치료에서 ARB 성분 복합제가 트렌드이긴 하지만, (단일제 처방은) 약 갯수가 줄어들어 환자도 좋아하고 성분이 아닌 갯수로 보는 심평원 평가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긍정적인 옵션 추가 정도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환자들 중엔 성분이 많아지는 걸 꺼려하는 분들도 있어 처음부터 3제 복합제를 사용하는 건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며 "초기 치료보단 중간 단계에서 유용한 저용량 옵션으로 활용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 C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고혈압 치료제는 선택지가 충분해 굳이 필요할까 싶은 생각"이라며 "약과 용량에 예민한 분들이 있는데, 그런 경우 유용한 하나의 옵션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며 고 말했다.

이어 "임상현장에서 데이터가 쌓여도 초기요법에서 저용량 복합제가 단일제를 넘어서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복합제가 필요하나 혈압을 많이 낮추면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 등 특정 환자군을 대상으로는 활용이 가능할 것이란 시각도 확인된다.

서울 D 내과 전문의는 "2기 고혈압부턴 복합제 사용이 권고되는데, 혈압이 높은 환자에게 바로 복합제를 사용하면 어지럼증이나 기립성저혈압 등 '느낌이 좋지 않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며 "그런 분들에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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