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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이넥스는 자기주식을 교환대상으로 155억원 규모 사모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교환대상은 바이넥스가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 83만6512주로, 전체 발행주식 2.56%에 해당하는 규모다. 교환가액은 기준가 대비 115% 수준으로 할증 설정됐다. 납입일은 내달 6일, 교환청구기간은 오는 12월 6일부터 2030년 10월 6일까지다.
주목할 점은 금융당국이 지난 20일부로 자사주 활용 EB 발행 공시 기준을 강화한 이후 문턱을 넘은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3차 개정을 앞두고 자사주를 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이 급증하자, 보고서에 타당성과 영향, 재매각 예정 내용 등을 담도록 공시 기준을 개정했다. 업계에선 사실상 경고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개정 기준이 적용된 20일 선발주자로 나선 광동제약의 경우 23일 금융당국으로부터 정정명령을 부과받았다. 재매각 예정 내용이 없는 것으로 보고했으나 금감원 조사 결과 대신증권은 재매각할 계획으로 확인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광동제약은 28일 자사주 처분 결정을 철회했다. 다른 자금 조달 방안을 통해 계열사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후발주자로 나선 바이넥스의 경우 시설투자 필요성을 세부 계획과 자금 조달 방안, 수주잔고, 차입금 현황 등을 상세히 들어 설명하며 당위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재매각 예정이 없다는 점도 교환사채 인수계약서 일부를 발췌해 첨부하면서 분명히 했다.
바이넥스는 지난달 22일 오송공장 신설에 557억원을 투입키로 결정한 바 있다. 수주잔고 확대에 대응한 CAPA 확충을 위해서다. 회사 수주잔고는 2023년 284억원에서 지난해 643억원, 올 상반기 803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내년 11월 30일 준공을 목표로 한다.
회사는 자금 조달 방안을 다각도로 비교 검토한 결과 금융기관 차입과 자사주 대상 EB 발행, 보유 중인 자기자금까지 모두 활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설자금대출로 300억원, EB로 155억원, 보유 중인 자기자금 102억원을 더해 557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반기보고서 기준 바이넥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7억원, 총차입금은 763억원, 부채비율은 53.9%, 순차입금비율은 40.9% 수준이다. 재무건전성은 안정적이지만, 시설투자 계획 대비 유동성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타법인 주식을 활용하지 않은 이유로는 사업 연계성 및 협력 강화 등 중장기적 전략적 투자 차원에서 취득한 주식인 만큼 교환대상주식으로 적합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B 재매각 계획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회사는 '특정인을 매수인으로 지정해 거래하는 장외거래 등을 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포함된 인수계약서를 첨부했다.
한편 공시 기준이 강화된 20일 이후 자사주 대상 EB 발행에 나선 기업은 광동제약과 테스, 바이넥스 등 세 곳이다. 광동제약의 경우 20일 처분 계획을 공시했고 23일 정정명령을 부과받아 28일 철회했다. 반도체 장비 제조 기업인 테스는 22일 공시 후 29일 정정공시를 통해 타당성 등 내용을 구체적으로 추가 기재한 상태다. 바이넥스는 28일 세 번째로 도전한 상황이다.
이번 바이넥스 EB 발행 결과는 결과에 따라선 업계 유동성 확보 전략에 선례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반기보고서 기준 자사주를 보유한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은 70여 곳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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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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