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사옥 전경. 사진=최인환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광동제약이 하반기 새로 마련한 계획에 따른 자사주 처분에 나섰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을 앞두고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기존 업계 사례와 달리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처분 방식을 택해 주목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달 30일 자기주식 373만4956주를 처분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발행주식총수 7.12%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금비, 삼화왕관과 자사주를 상호 교환하고, 삼양패키징에는 처분키로 했다. 지속적인 사업 협력관계 구축이 목적이다. 금비와 66만1016주, 삼화왕관과 71만5000주를 교환하며, 삼양패키징에 235만8940주를 처분하는 방식이다.

광동제약은 2004년부터 자사주를 취득해 발행주식 25.1%에 해당하는 1314만239주를 보유 중이나, 처분에 나선 사례는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이는 하반기 마련한 자기주식 처분계획에 따른다. 광동제약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지난 7월 이사회 결의 내용을 반영한 자기주식 처분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회사는 올해 사업보고서부터 자기주식 취득계획, 처분계획, 소각계획 등을 기재하기 시작했다. 1분기까진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급변하는 시장, 경제환경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하반기 처분계획을 마련했다.

계획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자사주를 두 가지 방식으로 처분한다. '임직원 보상 및 동기부여, 핵심 인재 유인 및 유지'를 위한 RSU 교부 재원 활용과 '장기적인 사업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자기주식 처분을 검토·계획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자사주 처분은 '장기적 사업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처분에 해당한다.

이는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 전 자사주 활용에 나선 제약업계 기존 사례와는 다른 활용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반기 들어 대원제약과 삼천당제약, 환인제약, 진양제약 등이 자사주 처분에 나섰지만 처분목적은 공통적으로 사업 운영자금 확보를 들었다. 오는 14일 자사주 전량을 처분 예정인 종근당 역시 계획 중인 배곧 바이오의약품 복합 연구 개발단지 조성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광동제약이 '지속적 사업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처분에 나선 배경엔 경영권 안정화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말 기준 단일 주주로 가장 많은 지분은 보유한 건 미국계 투자회사 '피델리티(FIDELITY PURITAN TRUST)'로 지분율 9.99%에 해당하는 523만6834주를 보유 중이다. 반면 최성원 대표이사 회장은 6.59%로 두 번째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18.19%까지 확대되나, 경영권 안정화 기준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사 선임 등 상법상 보통결의는 출석 주주 과반수로 결정되며, 정관 변경이나 합병 등 특별결의는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주총 참석률이 60~7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30%대 지분을 보유해야 주요 의사결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기존엔 25.1%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우호 지분으로 활용해 방어가 가능한 구조였지만,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이 처리될 경우 경영권 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노출된다.

이번 자사주 활용은 자사주 우호 지분 전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협력사 세 곳과 자사주 교환, 매각 방식을 택하면서다.

자사주를 매각한 삼양패키징의 경우 광동제약이 주요 협력사인 것으로 확인된다. 삼양패키징 상반기 매출 91.91%를 차지하는 음료, 생수, 주류 등 PET 용기와 아셉틱 음료 제품 주요상표로는 광동 옥수수수염차가 기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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