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장봄이 기자] 올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빅파마와 맺은 기술이전 계약이 지난해 대비 2배 증가한 7건으로 나타났다. 계약 규모가 가장 큰 기술이전은 5조원을 넘어섰다.

11일 회사 및 증권가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바이오사와 글로벌 빅파마의 기술이전 계약은 총 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과 지난해 각각 1건과 3건의 기술이전 계약 수와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올해 계약 규모가 가장 큰 건은 알테오젠이 지난 2월 MSD와 체결한 5조원 대의 기술이전 계약이다. 이 계약으로 알테오젠은 MSD로부터 계약금 267억원을 지급 받았으며, 이후 품목허가, 특허연장 등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도 5700억원 증액됐다. 지난 2020년 맺은 계약에서 올해 초 다시 추가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것이다.

글로벌 빅파마 MSD는 바이오 의약품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는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 'ALT-B4'를 첨가해 개발 중인 키트루다 제품에 한해 독점적 라이선스 사용권을 갖게 됐다. 또한 최대 6개 타깃에 ALT-B4 기술을 적용해 품목당 금액을 이후 지급하게 된다.

알테오젠은 당시 공시를 통해 "MSD가 개발하는 키트루다 제품군 이외의 개발 품목에 대해 임상, 품목허가 등 개발 진행에 따른 개발 마일스톤과 상업 판매에 따른 판매 마일스톤, 누적 순매출 마일스톤 등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알테오젠은 지난 7월과 이달 각각 산도즈, 다이이찌산쿄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총 3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셈이다.

알테오젠이 산도즈와 맺은 계약은 지난 2022년 체결했던 건을 확대 재계약 한 것이다. 다만 계약 규모는 비공개했다. 해당 계약에 따라 기존 1품목 대상에서 다품목으로 확대했으며, ALT-B4를 신규 히알루로니다제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달 다이이찌산쿄와 계약은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엔허투'에 ALT-B4 기술을 적용해 피하주사제형으로 개발하는 독점적 라이선스 사용권을 부여한 내용이다. 계약 규모는 4000억원을 넘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산도즈가 올해 재계약을 원한 이유는 특허 차별화 전략으로 추정된다"면서 "신약에 준하는 임상 시험과 특허를 통해 비싼 약가 책정의 전략을 진행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과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등이 빅파마 추가 계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빅파마들의 피하제형(SC) 개발 수요가 상승했고, 바이오시밀러 기업들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지면서 국내 바이오사들과 기술 이전 계약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 펩트론, 오름테라퓨틱, 인벤티지랩, 리가켐바이오 등도 올해 빅파마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펩트론은 지난 10월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와 1개월 이상 지속형 플랫폼에 대한 기술평가 계약을 맺었다. 이는 릴리가 보유하고 있는 약물에 적용하는 연구로, 다품목 1개월 지속형이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회사는 앞으로 잠재력이 높은 공동연구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해당 계약의 규모는 비공개 했으며, 기간은 내년까지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계약 금액이나 개발 대상품목과 세부 사항은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비공개한다"면서 "두 회사의 연구 인력들이 참여하는 공동연구위원회를 통해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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