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장봄이 기자]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치료제에 대한 국내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GLP-1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임상 3상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가운데, HK이노엔도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하며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K이노엔은 개발 중인 GLP-1 신약 후보물질 'IN-B00009'에 대한 임상 3상 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IN-B00009는 이전 임상시험에서 당화혈색소(HbA1c) 및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돼 당뇨·비만 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번에 신청한 국내 3상의 경우,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는 성인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시험이다. 오는 4월부터 2028년 3월까지 약 3년 동안 강북삼성병원 등 국내 기관에서 진행할 계획이며, 목표 대상자 수는 약 384명이다.

HK이노엔은 해당 후보물질을 제 2형 당뇨병과 비만 치료를 위한 주 1회 피하주사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회사 IR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호주에선 임상 2상까지 완료한 상태다. 해외 임상시험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중국에서 진행한 임상 2상에선 치료(134일) 종료 이후 당화혈색소가 최대 2.39%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또 호주 및 뉴질랜드 임상 결과, 26주 동안 주 1회 투여시 체중이 최대 14.7%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해외 임상시험을 통해 기존 GLP-1 치료제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와 유사한 수준의 당화혈색소, 체중감소 효과를 확인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식약처 승인을 받으면 국내 3상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GLP-1 치료제 개발이 가장 빠른 기업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2023년 10월 국내 임상 3상을 허가받아 현재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오는 9월까지 강북삼성병원 등 국내 기관에서 420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임상은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시험대상자에서 기저치 대비 40주 시점의 평균 체중 변화율과 기저치 대비 체중 감소율이 5% 이상인 시험대상자 비율이 위약 대비 우월함을 입증하고,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다.

특히 한미약품은 비만 신약 H.O.P 프로젝트를 내세워 GLP-1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GLP-1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HM11260C)' 상용화 시점도 기존 2027년에서 2026년 하반기로 앞당겼다. 국내 시장에서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기존 GLP-1 치료제 대비 부작용 개선이 장점으로 꼽힌다. GLP-1 계열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위장관계 이상 반응이 주로 언급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회사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부작용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이와 함께 일동제약이 GLP-1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경구용 GLP-1 계열 치료제 'ID110521156'의 국내 임상 1상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후속 임상시험을 허가 받았다.

회사가 발표한 임상 결과에 따르면, ID110521156의 비임상 효능평가와 독성평가에서 인슐린 분비, 혈당 조절과 관련한 유효성 및 동일 계열의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안전성 등을 확인했다.

일동제약은 기존 GLP-1 계열 치료제들이 펩타이드 주사제인 것을 감안해, ID110521156은 당뇨·비만 분야에서 경구용 합성 신약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진행 중인 임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기술이전 등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GLP-1 계열을 포함한 당뇨 및 비만 치료제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새해 가장 관심이 높은 분야로 꼽혔다.

키움증권이 이날 발행한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산업 종사자 103명을 조사한 결과 당뇨·비만 치료제 분야에 관심이 가장 높았다. 60명 이상이 기대 분야로 꼽았으며 그 다음 뇌질환, 종양학, 자가면역, MASH, 희귀질환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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