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미국이 사용하는 처방약 원료의약품(API)의 절반 이상이 인도와 유럽연합(EU)에서 제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생산 비중은 전체의 12%에 불과해, 대외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지난 17일 미국약전위원회(USP)가 발표한 미국 내 처방의약품용 API의 국가별 제조량 비중을 분석한 결과를 인용, 미국 내 처방약 API 절반 이상이 인도 및 유럽에서 생산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FDA에 등록된 제조시설 수가 아닌, 실제 수입된 API의 양(볼륨 기준)을 기반으로 진행돼 보다 실질적인 공급 구조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USP는 각 의약품의 고유 식별자인 국가의약품코드(NDC)를 기반으로 API 제조시설 위치를 추적하고, 분석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염화나트륨, 포도당 등 대용량 정맥주사 수액에 쓰이는 단순 API는 제외했다.

자료=미국약전위원회(USP), 한국바이오협회 제공

분석 결과, 미국 내 처방량의 90%를 차지하는 제네릭의약품 API의 경우 35%가 인도에서 생산되고 있었으며, 브랜드의약품의 경우 43%가 EU에서 제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국내에서 생산된 API는 전체 수입량의 12%에 그쳤고, 중국은 8% 수준이었다.

다만, 중국은 API 그 자체보다는 그 전 단계인 핵심출발물질(KSM)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공급망 전반에서 ‘중국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된 상황이다.

의약품의 경우 여러 국가에 걸쳐 원료 생산, 완제 제조, 포장 등이 이뤄지는 복잡한 공급망을 갖고 있으며,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미국은 현재 API가 만들어진 국가를 '원산지 국가'로 간주하고 관세를 적용 중이다. 이에 '어디서 만들어졌는가'가 무역 정책의 주요 변수가 되는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약품 품목 관세 부과 여부 발표를 앞둔 시점에 나온 이번 USP의 분석 결과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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