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양제약은 지난 2일 자기주식 32만주를 최윤환 회장에게 주당 6400원에 장외처분했다. 총 거래금액은 약 20억원이며, 처분은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대표이사 개인 명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시장 매도나 시간외대량매매는 아니며,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유통도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자기주식 인수는 최윤환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이뤄진 첫 보통주 직접 지분 확대 사례다. 그는 2023년 3월 각자대표 체제로 복귀한 데 이어,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3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에 따라 91세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게 된다.
최 회장은 이번 장외거래 이전까지 보통주 5만9000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번 인수로 37만9000주(지분율 2.91%)로 보유량이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 6월 16일 인수한 전환사채(CB)를 통해 확보한 17만1690주의 전환권을 포함하면 총 보유 주식 수는 55만690주에 이른다. 해당 전환사채는 지난해 5월 27일 전환가액이 6319원에서 5242원으로 하향 조정된 이후 행사됐으며, 전환권 단가는 5242원으로 책정됐다.
회사는 이번 자기주식 처분에 대해 공시를 통해 “기업운영자금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하며 “대표이사의 책임경영 실천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최윤환 회장에게 자기주식을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자기주식 장외 처분 방식은 내부 특수관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비시장 거래로, 유통주식수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주식가치 희석효과도 없다고 밝혔다.
처분 전 진양제약은 총 122만4391주의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중 약 82만주는 신탁계약을 통해 관리되고 있었다. 이번 처분 이후 회사의 자기주식 보유량은 90만4391주로 줄었으며, 전체 발행주식(1303만9379주) 대비 6.94% 수준이다.
최윤환 회장은 진양제약의 창업주로, 2007년 한 차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가 2011년 3월 각자대표로 복귀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일신상의 사유로 다시 사임했으며, 2023년 3월 약 12년 만에 다시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현재는 장남 최재준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경영 승계는 이미 완료된 상태다. 2008년 최윤환 회장은 장남 최재준 사장에게 최대주주 지위를 넘긴 바 있으며, 그 이후 대표이사직만 간헐적으로 맡아왔다. 이번 자기주식 인수는 오너일가 내 지분 안정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이사회 결정에 따른 자기주식 활용 사례로 볼 수 있다.
한편, 진양제약은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 1133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매출 1000억원대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최근 5년간 안정적인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책임경영 차원의 이사회 결정을 통해 자기주식이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