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바이오의약품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의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제품화하는 과정에는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소부장 제품들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배양배지, 정제 레진, 분석 키트, 멤브레인 필터, 일회용 배양장비 등은 대부분 산업 전면에 드러나지 않지만, 실제로는 생산과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이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기술 국산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글로벌 수준의 성능과 생산 체계를 갖춘 제품도 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시장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다. 단순히 기술이 우수하다는 설명만으로는 거래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미 여러 차례 언급돼왔듯, 실제 사용 경험, 즉 '레퍼런스'가 없으면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최근 오송에서 열린 '바이오 소부장 사업화 설명회'에서 발표에 나선 기업들도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기술력은 기본이고, 이제는 누가 썼는지, 어떤 결과를 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이크로디지탈, 셀세이프, 아미코젠, 퓨리오젠, 움틀 등 발표 기업들은 모두 국내 수요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실적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들이 강조한 또 다른 공통점은 기술 외 요소의 중요성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GMP 기반 문서, 품질 인증, ESG 대응 체계 등 다양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제품력만으로는 부족하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와 '문서'가 필수다.

국산 소부장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결국 실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 수요기업들이 먼저 사용 경험을 제공하고, 정부 차원의 실증사업 확대와 전주기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첫 고객'이 되어주는 것만으로도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바이오 소부장은 산업 생태계의 기반이다. 이들의 성장이 곧 국내 바이오산업의 체력을 강화하는 길이다. 묵묵히 기술을 다듬고,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산업 전반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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