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연구개발의 핵심 축인 NIH(미국국립보건원) 예산 삭감과 FDA의 신약 허가 지연이 맞물리며, 미국 내 신약 승인 건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2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의회예산처(CBO)는 지난 18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추진 중인 보건당국 예산 삭감이 신약개발 전반에 중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보고서는 민주당 측 요청에 따라 NIH 및 FDA 예산 축소가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승인 건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NIH의 2026년 회계연도 예산을 전년 대비 40%(180억 달러) 줄인 275억 달러로 책정했으며, FDA 예산도 5.5% 삭감한 68억 달러로 제시한 상태다.
CBO는 NIH의 연구 자금이 줄어들 경우 그 영향은 점진적으로 나타나지만, 결과적으로 신약 후보 수 자체가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NIH 예산이 10% 줄어들 경우, 첫 10년 동안 임상 1상에 진입하는 후보물질은 1개가 줄고, 이후 10년 단위로 9개, 20개씩 감소해 30년간 총 30개의 후보물질이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로 인해 실제 출시되는 신약 수는 약 4.5% 감소하며, 연간 기준으로는 2개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CBO는 예산 삭감이 임상시험 단계에 미치는 영향은 더 빠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정량적 분석은 이번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NIH 예산이 35~38% 삭감될 경우의 영향도 분석해달라고 요청했으나, CBO는 현재의 분석모델이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추정이 어렵다고 밝히며, 향후 신약개발 모델의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FDA의 심사역량 축소도 향후 신약 출시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민주당은 FDA의 신약허가 검토기간(NDA)이 9개월 늘어날 경우를 가정한 영향 분석을 요청했고, 이에 대해 CBO는 "3개월 분량의 신약 승인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신약이 내년으로 밀리기 때문에 증가 후 첫 해에 FDA 승인 신약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CBO는 첫 해에는 승인 일정이 내년으로 이월되면서 당해 신약 수가 감소하며, 장기적으로는 첫 10년간 신약 수가 3개 줄고, 이후 20년간 각각 10개씩 감소해 총 23개의 신약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FDA는 이미 예산 삭감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약 3500명의 직원을 해고한 후 일부 재고용한 상태이며, 이 영향은 실제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FDA 승인 신약은 총 16개로, 지난해 상반기(21개) 대비 5개가 줄어든 상태다.
미국이 글로벌 신약개발의 중심축이라는 점에서, 이번 예산 삭감은 전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 기반 바이오텍의 연구개발 위축, 신약 허가 일정 지연 등이 국내 제약사들의 기술이전이나 FDA 진입 전략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