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최근 몇몇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제네릭 생동성 시험 데이터 일부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그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한 가운데, 한 취재원에게 한숨 섞인 전화통화를 받았다.

취재원은 같은 분야 연구를 하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직은 그정도 수준의 결과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라며 주가부양을 위해 데이터 부풀리기를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연구 데이터들의 내용을 볼 때,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진행했다는 데이터는 공개된 내용이 제한적이고, 동등성을 입증했다고 명확히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해당 기업의 연구개발 관계자는 언론에 공개되기 전까지 그 데이터를 모르고 있었다고도 했다.

이에 해당 취재원은 데이터의 실체를 찾으려 했다. 그러나 이리저리 수소문을 하고, 해외에서 테스트가 됐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해외 지인을 통해 관련 데이터를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취재원이 언급한 몇몇 기업들의 주가를 살펴보니, 이들의 현재 주가는 언론에서 보도된 시점보다 주가가 하락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1년전 주가와 비교하면 상당히 상승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에 취재원은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데이터를 부풀린 것 같다는 의심과 함께, 같은 내용의 연구를 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사기가 저하되는 것뿐만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뢰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를 토로한 것이다.

조금 다른 결이긴 하지만, 한국은 과거 바이오 관련 연구에서 윤리적 쟁점으로 인한 문제를 겪었던 바 있다. 이는 국내외에서 파급력이 컸던 글로벌 이슈였기 때문에, 한동안 국내 바이오 연구자들의 기술력과 연구 윤리, 신뢰에 크게 타격을 입혔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기업들이 공개한 데이터가 향후 원만하게 진행돼 공개한 데이터의 기대치만큼 결과가 나온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만일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과거의 사례와 같이 몇몇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문제로 지적받을 수 있고, 이는 향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욱이 이 경우 타격을 크게 입는 것은 이미 자리를 탄탄히 잡은 곳이 아닌 벤처 및 중소기업들이다. 업계가 잃은 신뢰로 인해 투자의 길이 막히게 되면 기존 연구 진행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한 내용을 빠르게 공개하고 싶을 수 있다. 투자자들이 오래 기다려주지 못하는 것을 우려해 기업이 연구개발 진행 상황을 공개하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순 없다. 그러나 진행상황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더욱이 연구 결과에 대한 데이터라면 관련 업계 사람이든, 일반 대중이든 누구에게나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연구 윤리, 도덕적 해이에 대한 일부의 우려가 단순 우려로만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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