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GC녹십자가 글로벌 도약 발판으로 평가되는 면역글로불린 의약품 '알리글로' 관세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업계가 국회에 제안한 필수의약품과 현지 대규모 투자 기업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 논리가 모두 해당돼 회피 가능성이 남은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국회에 전달한 미국 의약품 관세 관련 제안 사항은 녹십자 사례와 직결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위원장, 김윤 의원과 제약·바이오업계가 가진 긴급간담회에서 업계가 전달한 세 가지 제안 가운데 두 가지가 녹십자 사례와 연결됐다는 평가다.

업계는 국회에 ▲브랜드 의약품 관세 15% 상한 ▲필수의약품 및 원료의약품 무관세 적용 ▲생산시설 인수 등 대규모 투자 기업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녹십자 알리글로의 경우 필수의약품인 동시에 대규모 투자 기업 제품에 해당된다.

알리글로는 정맥 주사형 면역글로불린 의약품으로, 선천적 면역결핍증을 적응증으로 FDA 허가를 받은 소위 '필수의약품'이다. 지난해엔 1380억원을 투자해 미국 현지 원료생산시설 ABO홀딩스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대규모 설비투자도 실행했다.

녹십자 알리글로 사례가 업계 제안과 맞물린 건 관세 협상 과정에서 제시할 수 있는 방어논리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필수의약품의 경우 안정적 공급을 위한 관세 적용 대상 제외를 요청해볼 수 있고, 원료 수급을 위한 대규모 현지 투자는 고용 창출 등으로 이어진다. 대웅제약 '나보타'나 휴젤 '레티보' 등 미용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을 수출 중인 사례와 달리 관세 면제 논리를 제기해볼 수 있는 셈이다.

알리글로는 지난해 7월 미국 시장에 출시해 당장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건 아니지만, 글로벌 도약 발판이라는 점에서 향후 관세 회피 여부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녹십자 상반기 매출은 8840억원, 영업이익은 353억원이다. 전년 동기 매출 7742억원, 영업익 26억원 대비 각각 14.19%, 1241.24% 증가한 수치다.

실적 상승을 견인한 건 혈액제제류다. 혈액제제류는 이 회사 연결 기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주력 품목이다. 2020년 27.81%에서 지난해 31.36%, 상반기엔 39.07%까지 비중을 확대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턴 혈액제제류 수출 매출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2023년 1140억원에서 지난해 2173억원으로 90.77% 증가했고, 올해는 상반기 만에 180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매출 82.89%를 상반기에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미국 시장에 출시한 알리글로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IR 자료에 따르면 알리글로는 출시 1년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한편 지난달 말 불거진 미국 의약품 관세 리스크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로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SNS를 통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지 않는 제약사 브랜드 및 특허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초 지난 1일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지연되면서 아직까지도 행정명령으로 구체화되진 않은 상황이다.

현지 시간 8일 제네릭은 관세 적용에서 제외될 것이란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으나, 국내 제약업계 주력인 브랜드·특허 의약품 부분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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