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내년부터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약가 인하와 트럼프 행정부 약가 정책(TrumpRx) 가동,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 등 정책 환경이 변화될 예정인 가운데, 산업 전반에서 전략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제약·바이오 2026 연간전망 : 시대 정신' 보고서를 통해 약가 인하, 특허만료 등의 정책변화로 인한 2026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 환경을 예상했다.
보고서 내용 중 내년 정책의 영향을 살핀 파트1 부분에 따르면, 30일 전까지 IRA 2차 약가 협상 대상 약물의 최종 가격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이를 시작으로 생물보안법 올해 말 대통령 서명 예정, 내년 1월 1일 IRA 1차 협상 대상 약물 할인 적용, TrumpRx 내년 1분기 중 시행, 내년 2분기 중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 최종 지침 발표, 관세 불확실성 해소 등 불확실했던 기존 정책들의 일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비만치료제 등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평균 약 35~30%의 가격 인하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미국 공보험인 메디케어 등을 중심으로 한 보험 적용으로 커버리지의 볼륨이 증가해 매출 감소 상쇄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임상시험 부담을 줄이고 약사가 바이오시밀러를 자유롭게 대체할 수 있도록 교체처방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는 2015년 이후 10년만에 진행되는 업데이트로, 향후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이를 통해 중소형 시밀러 개발사는 희귀, 안과 등 틈새 시장 또는 파트너십 모델로 갈 가능성이 있으며, 휴미라와 같은 약국급여 중심의 제품에 바이오시밀러 침투가 먼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 상황을 1984년 미국 의약품 가격 경쟁 및 특허기간 복원법인 해치왁스먼법 제정으로 화학의약품 제네릭이 생물학적 동등성만으로 승인이 가능해서 빠른 진입이 가능해진 상황에 빗대며 "항체 전성시대의 직접 원인은 과학적 혁신이나, 정책이 이를 촉진시키는 요소로 간접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중항체, ADC, RNA치료제 순으로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항체의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으면서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으며, RNA 분야는 IRA 약가 인하에 노출 될 수 있지만, 시밀러와 제네릭 우려가 적고 임상 성공 확률이 비교적 높은 데다 투여 편의성도 기대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 국장에 빠른 승인 후 실패 시 신속한 철수 철학을 가진 리처드 파즈더가 임명되면서 데이터가 미흡한 기업에는 가차없는 CRL이 내려질 수 있지만, 불확실성 디스카운트가 완화되며 명확한 과학적 근거와 임상 데이터가 선호되는 항암제, 이중항체 기술 거래 활성화가 기대된다.
아울러 특허 절벽과 고비용 구조에 직면한 글로벌 제약사는 고위험 추구보다 성공률·원가 절감·제형 혁신 중심의 단기 투자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퍼스트 인 클래스나 혁신 모달리티에 대한 투자보다는 이중항체, ADC, RNA 치료제, 제형 변경 플랫폼 등으로 투자가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환경에서 제약사들이 고위험·장기 연구보다 성공률·원가 절감·제형 혁신 중심 투자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제약바이오 산업계는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도 시행 중이다.
3분기 해고 건수가 급증하면서 이달 초까지 3만2824건이 감축돼 지난해 연간 총 해고 건수인 1만9381건보다 1만3443건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조정을 시행한 노보 노디스크, 머크, 모더나 등은 각각 12억4000만달러(1조8178억원), 30억달러(4조3980억원), 15억달러(2조1990억원)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