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호스피탈리스트‥기한 연장하면 잘 될까?

병원‥"채용 기한 늘리고, 수가 인상 해달라"
전공의‥"역할 정립 및 미래 보장이 우선"

조운 기자 (good****@medi****.com)2016-11-16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병원들의 진료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된 호스피탈리스트(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난항을 겪고 있다.

애초 31개 시범병원을 정했던 호스피탈리스 시범사업은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충북대병원, 순천향천안병원, 서울대병원, 인하대병원 총 5개 병원만이 시행 중이며, 채용된 호스피탈리스트는 총 11명인 상황이다.
 
지난 15일 보건복지부주최로 대한병원협회에서 열린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활성화 간담회'는 병원들의 성토의 장이됐다.

이날 병원들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뽑고 싶어도 뽑을 수 없는 호스피탈리스트 채용에 '인력난'을 호소하며 호스피탈리스트 채용 기한 연장 및 수가 인상 등에 대해 요구했다.

현재는 임상강사(펠로우) 모집기간이라 인력 확보가 어려우니, 의사 채용시즌에 맞춰 채용 마감시한을 올해 12월말에서 내년 3월로 연기하자는 의견이다.

실제로 지방 병원의 경우 채용 공고를 내도 모집 입원이 0명인 곳도 있다는 전언이다.

또한 지원자를 늘리기 위해 임금을 올릴 수밖에 없으니 수가를 인상해달라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A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특별법, 전공의 정원 감축으로 진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의사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에서 병원들은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포지션인 만큼 경제적 유인도 중요하다"고 수가 인상에 대해 주장했다.

B 대학병원 관계자는 "미국 등 해외 선진국의 경우 전공의 수련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어 병원의 급여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며 "그와 달리 우리나라는 수련 비용을 모두 병원에서 부담하고 있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부는 병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새로운 제도 정착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병원들의 주장대로 채용 기한을 연장하고, 수가를 인상한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한 개념을 명료하지 않은 이상 의사들의 지원은 어려울 전망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이 지난 9월 14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내과 전공의를 대상으로 '호스피탈리스트 의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285명 중 18.6%인 53명만이 호스피탈리스트 지원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지금은 없지만 나중에 지원 할 수도 있다'고 보류 의사를 밝힌 비율은 64.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전공의들이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지금 당장 지원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이유는 뭘까.
 
 ▲ 대한전공의협의회 설문조사 재가공 
 
설문조사 상 '지금 지원의사가 없다면 그 이유는?'이라는 질문에 대해 1위 답변이 '계약직이라 고용이 불안하다', 2위가 '제도가 성공할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3위가 '급여가 적다'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전협 관계자는 "정부는 지금까지 '급여'를 위주로 호스피탈리스트제도를 접근해 왔지만, 앞으로 미래가 구만리인 전공의들에게 급여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 성공 여부와 확실한 미래 보장이다"라고 밝혔다.

모 대학병원 전공의 3년차 C씨는 "계약직인 호스피탈리스트가 이후 사업으로 정착할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지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역할 자체에 대한 명확한 개념도 없고, 끌어 줄 사람도 없는데 무조건 지원하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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