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에게 '입원전담전문의'는?…여전히 "물음표"

대한내과·외과학회, 전공의협의회와 입원전담전문의 설명회
자리 꽉 메운 전공의…정체성·비전·임금 등 궁금증 쏟아내

조운 기자 (good****@medi****.com)2017-02-06 06:03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전공의 근무량 및 근무 시간 감소의 유일한 정책적 대안인 '입원전담전문의제도'가 정부와 학회의 강력한 의지에도 전공의들에게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 대강당에서 대한내과학회와 대한외과학회가 공동 주최하고,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주관으로 참여한 '입원전담전문의제도 설명회'가 열렸다.
 
 
2016년 9월 보건복지부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올해 32개(내과계 20, 외과계 12)로 시범사업 기관이 확대됐지만, 현재 시행기관은 6개 병원 내과계 20개 병동, 외과계 11개 병동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저조한 사업 참여율의 원인은 바로 전공의들의 지원율이 낮기 때문.

이날 축사를 위해 참석한 이스란 보건복지부 과장은 "입원전담전문의의 필요성과 의의에 대해서는 많은 분이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범사업을 통해 참여 병원들로부터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많은 전공의들이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이스란 과장은 "정부는 이번 입원전담전문의제도를 반드시 본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번 설명회를 통해 전공의들이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해당 제도 참여를 독려했다.

이어진 설명회에는 대한내과학회와 대한외과학회가 각각 내과계 입원전담전문의제도와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제도에 대한 설명과 경험사례를 차례로 발표했다.
 
 
먼저 대한내과학회 강현재 총무이사는 지난해 미국의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 시행병원 시찰 경험을 소개하며, 미국식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에 대해 설명했다.

강 총무이사는 "입원전담전문의로서 무엇보다 그 독립적인 정체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육자, 연구자의 역할과 환자 안전을 담당하는 시스템 리더로서 역할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나아가 "기존의료진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조율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아직은 입원전담전문의 리더가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학회 차원에서 리더십 워크숍 등을 통해 리더를 육성하고 그 리더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 총무이사는 전공의들이 입원전담전문의 지원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인 역할의 정체성 업무 영역의 모호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전에 없던 직군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기존 업무영역과의 충돌이라든지, 환자의 인식이라든지 아직 부족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복지부의 시범사업을 통해 비용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고, 환자에 대한 홍보 및 전문 영역에 대한 부분을 갖춰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과정에서 내과학회 역시 입원전담전문의의 기본적 자격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내과 수련과정 개편을 통해 그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뒤 이어 대한외과학회 이강영 간사가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해 설명했다.

이 간사는 "외과계는 수술 술기 등 수술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논의가 중점으로 돼 있으나 '입원전담전문의'의 역량은 그것과는 다르다”며 “그간 국내에서 병실 환자의 관리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술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급성기 입원 환자를 관리하며 수술을 이해하고 환자의 외상, 창상, 수술 후 회복 상황 및 합병증 관리, 환자 안전 제고 능력이 입원전담전문의가 갖춰야 할 역량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는 수술에 적극 참여하기보다는 병실 환자를 관리하며 위급상황에 한해서만 수술에 참여한다는 것이 외과학회의 기본 생각이다.

이강영 간사는 "이에 따라 수련제도 역시 특수 수술 등 스페셜리스트의 역량보다 제네럴리스트 양성 방식으로 바뀌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 있다"고 전체적인 방향 변화에 대해서도 전했다.

이 같은 내과와 외과학회의 설명 이후 각각 충북대병원 내과 정유숙 입원전담전문의와 서울대학교 외과 권윤혜 입원전담전문의가 실제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며 느낀바 경험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두 명의 입원전담전문의는 공통으로 '입원전담전문의'제도가 '전공의' 시절의 연장선으로 느껴진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입원환자의 수술은 진행한 교수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단독적인 결정이 어려워 의존하게 된다는 점, 이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실제 현장에서 입원전담전문의로 활약하는 사례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자 설명회에 참석한 전공의들은 입원전담전문의의 정체성, 필요한 역량, 향후 미래 가능성 그리고 연봉 등 전공의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강영 외과학회 간사 역시 쏟아지는 질문에 대해 "우리나라는 그간 너무 입원환자 관리를 방치해 왔다"며 "입원전담전문의는 반드시 필요한 역할로 향후 수평적인 직군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현재 내과학회 총무이사는 "병원들도 아직 생소하겠지만, 시범사업에 참여한 병원들은 입원전담전문의를 '교수' 포지션으로 공고를 내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한 타 분야와 비교하면 입원전담전문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대표로 참석한 이우용 의무이사는 "아직 시작단계로 병원의 교수들도 환자들도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의사협회 차원에서 교수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므로 이번 시범사업이 그래서 중요하다"며 "시범사업을 성공 시킴으로써 입원전담전문의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필요성을 널리 알려 그 존재를 증명한다면 수가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며 전공의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입원전담전문의제도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반신반의하고 있는 당사자인 전공의들에게 구체적이고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확신을 주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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