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전문의들 "내가 의사 맞나요?..다른 진로 고민"

정체성-미래성장 가능성 가장 고민…"전공醫 역할 연속되는 것 같아"

조운 기자 (good****@medi****.com)2017-02-06 12:06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여전히 '미지의 세계'인 입원전담전문의로 직접 근무하고 있는 이들 사례가 공개됐다. 그리고 그동안 '기우'로 여겨졌던 전공의들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지난 4일 대한내과·외과학회가 전공의를 대상으로 연 '입원전담전문의 설명회'에서는 이 같은 전공의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대학병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는 2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자신 사례를 직접 설명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총 4명 내과계 입원전담전문의가 있는 충북대병원의 정유숙 입원전담전문의<왼쪽 사진>가 본인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9시부터 6시까지 근무하며 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있는 삶이라는 장점을 소개하면서도 입원전담전문의로서 본인이 느끼는 불안감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정 전문의는 "자문교수와 의사소통을 하며 병실에 입원한 환자들을 관리하다 보니 자문교수에게 의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나의 환자라기보다는 자문교수 환자라는 생각이 들어 자기결정권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들 역시 나의 존재에 대해 설명을 해 줘도 전임의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고, 같은 역할을 하는 동료가 없다 보니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불안함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전공의 시절 역할의 연속 선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 정유숙 전문의의 가장 큰 고민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레지던트 5년 차'라는 '오명'이 실제 현실에서 증명되면서, 입원전담전문의의 미래 진로에 대한 전공의들의 우려는 더욱 커져 나갔다.
 
뒤 이어 소개에 나선 서울대병원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인 권윤혜 전문의<오른쪽 사진> 역시 정유숙 전문의와 비슷한 고민을 토로했다.

권윤혜 전문의는 진료조교수로 발령이 나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원전담전문의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는 "구체적으로 병동에서 환자, 보호자 설명 및 면담, 전공의와 학생 교육, 환자 회진 의무기록 작성, 수술 동의서 취득, 환자 오더 입력 등 역할을 한다"며 "외과임에도 긴급상황이 아닌 이상 수술에 참여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권 전문의는 "주치의가 마치 레지던트 저년차 같다는 생각이 들며 서전으로서 나아가는 데 불안함을 느낀다"며 경력 단절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다른 동료들이 서전으로 수술에 적극 참여하여 성장해 나갈 때 나 홀로 같은 곳에 안주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며 "불확신한 미래로 인해 몇 년 뒤 다른 일자리 알아봐야 하지 않을지 불안함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적나라한 실제 입원전담전문의 사례는 그동안 전공의들이 어렴풋하게 불안함을 느끼던 정체성, 향후 미래 비전 등에 대한 고민이 결코 기우가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모 전공의는 "현재에 대한 불안을 드러내는 실제 입원전담전문의를 보니 불안함이 더 커졌다"며 "앞으로 미래에 대한 확신을 심어 줄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공의는 "사람마다 성취감이나 직업 만족도는 다를 수 있지만, 입원전담전문의만의 성과 및 역량을 인정할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연속성을 위해서는 학회와 기존 교수들 노력도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혹시 입원전담전문의 지원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왔지만, 역시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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