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방법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

조운 기자 (good****@medi****.com)2021-05-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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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관계 단절과 외부활동 감소, 경제사정 악화 등으로 우울감과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2019년 한 해 79만 8,495명이었던 데 비해 코로나가 처음 발생한 작년에는 상반기에만 59만 5,043명을 기록했다. 

 

코로나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통계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 심리적 방역은 물리적 방역만큼이나 중요하다. 정신건강은 면역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바이러스 감염병은 또다시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감염병이 우리 마음에 어두운 그림자를 새기지 못하도록 단단히 방어해야 한다.

 

우선, 사회적 거리 두기와 정서적 거리 두기를 구분하자. 사회적 거리 두기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라는 것일 뿐 사람들과 아무런 연락도 하지 말고 지내라는 게 아니다. 하지만 사람 만나는 행위 자체를 교류의 기본으로 여겨온 우리네 입장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정서적 거리두기를 마치 실과 바늘처럼 하나로 느끼기 쉽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될수록 가까운 사람과의 정서적 거리는 가깝게 좁혀야 한다.


걱정과 분노를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감염병 확산을 막으려 서로 많은 희생을 하고 있다. 일선에서 우리보다 더 고생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격려를 보내기도 하지만 지역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신규 확진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분노의 감정에 휩싸여 스스로를 옥죄지 말자. 누군가 단죄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오히려 더 나은 방안을 찾기 위한 의견교환의 장을 여는 게 어떨까.


끝으로, 연대의식을 갖자. 감염병은 나 혼자 잘 한다고 해결할 수 없다. 서로가 잘 해야 한다. 천장을 떠받치고 있는 네 개 기둥 중 하나가 흔들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나머지 기둥으로 부담이 가중돼 종국엔 천장이 내려앉을 것이다. 천장을 균형 있게 지탱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감염병 확산은 혼자서는 절대 막지 못하므로, 상호간에 조금씩 조심하고 배려해야 한다.


코로나 위기는 언젠가는 극복된다. 그러나 확실한 건 또 다시 올 위기라는 거다. 지금 우리는 이제까지의 위기를 극복하며 얻은 지혜와 대처방법을 습득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 훈련을 잘 마치면 다음에 찾아올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지금보다 더 안전하게 맞설 수 있다.

 

불안과 어려움보다는 나에게 주어진 일상과 일에 더 집중하자. 감염병이 드리운 마음의 그림자는 마음 가는 방향에 따라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다. 생각의 방향을 조정하는 건 오직 나 자신에 달려있다.


|기고|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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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2021.05.31 16:32:45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되도록 집밖을 나가지 않다보니 알게모르게 우울감과 불안감이 쌓였는데, 이 기사를 보고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알게되어 유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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