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헬스케어의 산업진흥과 규제 지원

[5월 의료기기의 날 기념 특집기고]
김형욱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회장

메디파나 기자2022-05-27 11:44

의료기기산업 발전에 발맞춰 의료기기법이 제정된 지 스무 해 가까이 된다. 그간 의료기기산업은 바이오헬스산업의 한 축으로서 비약적 발전을 이뤄왔다.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이 화두가 된 지금, 의료기기산업이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이번 `의료기기의 날`을 기점으로 상생과 도약의 큰 걸음을 내딛길 기원한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바이오헬스산업에는 의약품, 의료기기 등 제조업과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 등 의료 및 건강관리 서비스업이 포함된다. 산업 전반에 디지털화가 촉진되면서 제품의 서비스화 등으로 제조와 서비스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는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헬스케어에 ICBMA(IoT, Cloud computing, Big data, Mobile, AI)로 대표되는 디지털기술이 융합된 분야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대응과 비대면사회 전환, 경기침체 출구전략 모색, 신성장동력·시장 창출을 위해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수요의 급증세를 예상하고 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유망 신산업으로 헬스케어가 압도적 1위로 꼽혔다.

이는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의 시장 확대와 성장세를 살펴보면 뚜렷해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 시장규모는 1,525억 달러, 우리 돈 186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오는 2027년이면 5,089억 달러로 3배 이상 불어날 전망이다. 최근 6년간 연평균 39%씩 성장했고, 앞으로도 20%에 육박하는 고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은 대형 IT 기업 플랫폼과 스타트업의 결합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고,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보도를 보면, 지난 2013년 유니콘 기업이란 용어가 등장한 이래 세계적으로 1천개를 돌파했다. 이 중 디지털헬스케어 유니콘 기업은 37개이며, 총 기업가치는 921억 달러에 이른다.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려 어떠한지 보면,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가 산업부와 함께 지난해 8월 25일부터 올해 2월 14일까지 2020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매출, 인력, 고용 및 투자 현황 등을 포함한 국내 디지털헬스케어산업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결과는 지난 2월, 빅3산업별 중점 추진과제를 통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처음 발표됐다. 

실태조사 결과, 국내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의 매출규모는 1조 3,539억 원으로, 매출 5억 원 미만, 고용 30명 미만 기업이 많았다. 아직 영세한 수준이지만,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의 높은 고용창출 효과와 융복합 산업으로서 성장잠재력은 이번 조사를 통해 눈으로 확인됐다.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매출 10억 원당 종사자수는 8.7명으로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타산업 대비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특히 지난 2016년 이후 신규진출 기업이 조사 응답기업의 60%를 점유했다. 데이터 경제 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통신, 금융, 빅테크, 건설, 전자, 게임 등 이종산업군의 디지털헬스케어산업 진출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국내에는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가진 디지털헬스케어 기업들이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산업이 빨리 개화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헬스케어 실증을 통한 시장 창출과 기술개발, 산업활성화 기반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기업하기 좋은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팬데믹과 전쟁으로 세계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국들은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비대면을 키워드로 시장친화적 규제환경을 만들고, 디지털헬스케어산업에 대한 정책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의 성장잠재력과 사회·경제적 순기능을 고려할 때, 집중 육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이런 정책 추진방향과 세부전략은 지난 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빅3산업별 중점 추진과제에 잘 담겨 있다.

디지털헬스케어는 포괄적 융복합산업이다. 그만큼 산업의 스펙트럼이 넓다. 세계 시장에서 기술융합은 혁신의 동의어이고, 속도에 민감하다. 이제 건강을 위한 의료도, 웰니스도,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도, 데이터도, 인공지능도 모두 K-디지털헬스케어로 브랜딩해 세계로 나가 경쟁해야만 한다.

빅3산업으로서 디지털헬스케어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의 특수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법제화로 산업육성을 뒷받침해야 한다. 국회도 디지털헬스케어를 산업으로서 진흥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지난 2월 초, 정태호 국회의원이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의 종합지원을 위한 디지털헬스케어산업 육성법을 대표발의했고, 여기에 국회의원 11명이 참여했다. 

대표적 융복합 산업인 디지털헬스케어산업에 대한 지원 근거는 다수의 법률과 가이드라인에 산재되어 있어서 산업에 대한 체계적 육성과 지원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시장에서 K-디지털헬스케어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법적 지위가 불안정한 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그레이존에서 탈출시켜야 한다.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규제는 실효성 있게 지원하고, 산업 육성은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채비를 갖추도록 제도적으로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신생 분야인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의 성숙도를 고려해 최근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간담회에서 디지털치료기기 관련 사항을 건의했다.

△규제와 인허가 적용이 가능한 디지털치료기기 개발 지침 마련과 체계적 교육의 필요성 △질환별 디지털치료기기 임상시험을 위한 대형병원 복수 지정 △디지털치료기기의 인허가 프로세스 전반을 안내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창구의 필요성 △디지털치료기기 비용효과 분석을 위한 전문가 및 수가적용 가이드라인의 필요성 등을 제안했다.

식약처도 디지털헬스케어 영역이 전통적 의료기기의 범위를 벗어나기에 분절적 업무수행에서 변화해 적극적 소통기회를 갖겠다고 화답했다. 

국내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은 이제야 걸음마를 막 떼려고 한다. 그간 요람을 흔드는 손이 많았고,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편협했다. 새 정부가 바이오헬스산업의 체계적 육성을 약속한 만큼 디지털헬스케어의 체계적 산업 육성과 진흥을 위한 거버넌스를 만들고, 재정 지원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산업계가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국민이 사랑하는 스타기업, 세계인이 주목하는 유니콘기업이 디지털헬스케어산업에서 등장할 수 있도록 민간주도로 산업화의 길을 열어나가길 소망한다. 다시 한번 의료기기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기고] 김형욱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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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시간 : 2022-05-2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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