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유통協, 얀센에 최후통첩 "마진 인하 철회 외 타협 불가"

'2025 한국의약품유통협회 1차 이사회' 개최 
제약사-유통업계 상생 고민 없는 일방적인 마진 인하 통보에 불쾌감
2차 공문 발송 통해 철회 요구…5월 말까지 얀센 측 회신 요청
태도 변화 없을 시 1인 시위·사입 철수 등 강경 대응 불사할 것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5-21 06:00

 
사진=조해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한국의약품유통협회(회장 박호영)가 다국적 제약사 얀센의 일방적인 마진 인하 방침 철회를 재차 요구하며 고강도의 공동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20일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의약품유통협회 건물 지하 대회의실에서 '2025년 1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최근 유통업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박호영 회장은 인사말에서 "경제 위기 상황에서 업체 경영을 하느라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마진인하, 금융비용, 불용재고약 문제 등이 여전히 우리 업계의 걸림돌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오늘 이사회를 통해 현안들에 대한 진전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좋은 의견들 많이 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호영 한국의약품유통협회장. 사진=한국의약품유통협회
최근 의약품유통업계는 ▲금융비용 문제 ▲CSO제도 시행에 따른 협회 정책방향 ▲비회원사 영입 확대방안▲제약사 유통마진 인하 통보 대응의 건 등 여러 현안이 산적해있다. 

이날 이사회에서 가장 주요하게 다뤄진 현안은 제약사의 마진 인하 통보에 대한 건이다. 

이번 문제의 발단은 한국얀센이 최근 유통업체에 전달한 '마진 2% 인하' 방침에서 시작됐다. 그간 일부 제약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0.5~1% 수준의 마진 조정을 시도한 사례는 있었지만, 얀센처럼 2%에 달하는 인하를 추진한 것은 업계에서도 전례가 드문 일이다.

유통업계는 이미 낮은 마진율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마진 인하는 유통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제약사와 유통업계가 모두 어려운 상황인 만큼 물류 및 업무비용 절감 등 다양한 방법을 함께 고민해 상생의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음에도, 유통업계와의 사전 논의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마진 인하를 통보한 점에서 업계는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통협회는 이를 '명백한 상생 파괴 행위'로 규정하며, 더이상 제약사의 일방적 통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사회는 최근 얀센의 유통 마진 2% 인하 추진이 유통업계 존립에 대한 위협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에 대한 대응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다. 

제약사의 유통 마진 문제가 유통협회의 정식 회의 안건으로 상정된 것은 수년 만의 일로, 그만큼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사회에 참석한 업체들은 얀센의 마진 인하 추진에 대해 고강도 대응을 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얀센에 1차 공문 발송에 이은 2차 공문 발송을 통해 '마진 인하 철회 외에는 어떠한 협의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5월 말까지 얀센의 회신을 요청했다. 기한까지 얀센이 마진 인하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보다 강경한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최후 통첩이다. 
사진=한국의약품유통협회
의약품유통협회 고위 관계자는 "마진 인하 조치는 단순한 수익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중소 유통업체들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협회는 이번 얀센의 조치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1인 시위와 같은 직접행동은 물론, 얀센 제품에 대한 사입 철수, 공동대응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경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가능하면 제약과 유통이 상생하는 길을 찾고자 한다. 얀센의 태도 변화를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있다"며 "끝내 협의 없는 일방적 통보로 일관한다면 철회 외에는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또한 "유통업계는 단순한 공급망이 아니다. 제약사와 함께 환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동반자"라며 "마진 인하라는 일방적 처분은 파트너십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약사와 유통업체 간의 건강한 파트너십과 공정한 수익구조 확립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얀센 측은 유통협회의 1차 공문 발송 당시 "국내 유통업체는 한국얀센에 있어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며 "향후 보다 긴밀하고 효과적인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사회에서는 제약사 유통 마진 인하 대응 이슈 외에 최근 지출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발생한 금융비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복지부의 지침을 따른다는 기본 전제 아래, 약사회와의 원활한 상호 협력 체계를 유지하는 데 노력키로 했다.

CSO제도 시행과 관련해서는 ▲의약품유통업계와 업무 중복에 따른 협회의 정체성 확립 ▲향후 의약품 유통시장의 변화 예측과 대응 ▲CSO와의 업무협력 가능성 검토 및 방향성 확보 등 다양한 의견들을 논의했다.

또한, 이사회는 임원보선에서 홍보위원장에 임광원 보덕메디팜 대표를, 이사에 공인영 연안약품 대표와 이성원 주천약품 대표를 각각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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