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빠른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분야 흐름에 맞춰 '규제과학' 강화 필요성을 재조명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약학회, 한국약제학회, 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회는 13일 한국규제과학센터 1층 강당에서 공동으로 약학계 기자단 워크숍을 개최하고, 관습적 규제를 뛰어 넘는 새로운 방법론인 '규제과학'에 대한 주제로 다양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워크숍 강연으로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새로운 규제 패러다임 : 규제과학의 역할(박인숙 한국규제과학센터장) ▲규제과학 기반 의약품 심사체계(김세은 사이넥스 전문위원) ▲디지털 시대의 규제과학(박성민 변호사 HnL 법률사무소) 등 3가지 주제를 다뤘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박인숙 센터장은 현행 규제 시스템은 사후적 대응 중심이어서 이슈가 발생한 후에 규제가 개발되고, 전통적 제품 기준으로 신기술을 평가해 유연성이 부족한 경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술역량이 규제를 앞서 가면서 시장 진입이 오히려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단순히 규제를 더한다, 덜한다는 이분법적인 접근법을 넘어서 어떻게 하면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규제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나타났다"면서 "기존의 관습적인 규제방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통찰법과 방법론을 고민하기 위해 규제과학의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말했다.
규제과학은 ▲정책이나 규제 의사결정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 ▲첨단기술을 과학적, 합리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기준 및 방법을 개발하며 ▲혁신 기술 활용 제품과 규제 간의 차이를 줄여 소비자에게 제품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에 글로벌 각국 규제기관은 기존의 허가 및 심사 위주의 관리체계에서 '혁신 신약개발 지원'과 '미충족의료수요와 공중보건위기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한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겪는 난관인 데스밸리를 효율적으로 극복하도록 개발 초기부터 규제과학 측면으로 지원해(규제정합성 검토)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기술개발 수요에 선제적·능동적으로 대응하며, 과학적 지식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존 규제 시스템 변화 및 역량 강화와 혁신 제품의 시장 진입 가속화를 위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규제과학을 바탕으로 첨단기술평가 방법론을 개발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진행하며, 글로벌 규제의 조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박 센터장은 이러한 내용들이 '규제과학 혁신법'을 통해 명문화 됐다고 밝히며, 지속가능한 바이오헬스 성장과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이끄는 것은 규제과학 역량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규제과학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의 전략적 투자 확대 ▲산·학·연·병 거버넌스 구축 ▲국제 협력 강화 ▲대국민 소통 및 인식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특히 규제과학을 통한 상호 협력 체계 구축으로 'K-규제' 확립 원동력을 마련하려면 산·학·연·관 거버넌스의 공동 노력이 중요하며,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에서 한국규제과학센터가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세은 사이넥스 전문위원은 약품 허가 심사 자료와 평가 기준이 모두 규제과학의 산물임을 강조하며, 화학·생물의약품 규제과학의 최근 이슈와 주제 의약품 자료 반영 사례를 설명했다.
박성민 변호사는 국민의 안전과 건강한 삶을 위한 식품과 의약품 등의 안전한 사용과 신속한 제품화가 규제과학의 목적인 만큼, 향후 AI 의료기기가 상용화되는 시대에는 의료행위의 범위를 조정해 의사가 아닌 사람도 일정한 자격이 되면 그 일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 규제과학에 의한 위험 평가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시사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김형식 대한약학회장, 조혜영 한국약제학회장, 이의경 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회장
한편, 이날 김형식 대한약학회장은 "약학은 국민 건강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최근 약학이라는 분야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며 "대한약학회는 기자들이 올바른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환영사를 전했다.
조혜영 한국약제학회장은 "오늘 강연을 통해 규제과학에 대한 개념 이해와 실제 적용 방법, 그리고 미래의 변화 방향까지 모두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라며 "오늘 나눈 이 지식들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학회와 기자단 사이에 발전과 협력이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의경 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회장은 "약학계, 약업계의 최근 정보들을 기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중요한 이슈에 대한 공감대를 널리 형성하는 것이 이번 워크숍의 취지"라며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규제도 점점 더 전문화되고 복잡하게 되는 것 같다. 규제는 이제 하나의 국가가 아닌 글로벌 관점으로 봐야하며, 신약의 옥석을 가리는 평가 과학이자, 의약품 안전 관리의 기본이 되고 있다. 규제과학 전반을 살펴보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학계와 언론계가 함께 논의하고 같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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