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드셉+키트루다 병용 급여, 10월엔 논의될까 '학수고대'

급여화 지연…환자와 가족들 '끝없는 기다림'
임상적 효과 입증된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
해외선 이미 급여 적용…국내 도입 촉구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9-10 05:58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들이 한국아스텔라스의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과 한국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병용요법 급여화를 학수고대하며, 오는 10월 열릴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제7차 암질심'에서는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레테브모(셀퍼카티닙)', '린파자(올라파립)' 등 여러 항암제에 대한 급여 기준 심의가 이뤄지며 일부 요법들에 대해 급여기준이 설정됐지만,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아스텔라스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은 이미 지난 7월 보완자료를 모두 제출 완료한 상태다. 신속한 심사를 위해 지난 8월 재정분담안도 선제적으로 제출했다"면서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들의 간절한 기다림을 고려해 늦어도 10월에는 암질심에서 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이성 요로상피암은 생존율이 14.3%로 매우 낮아 예후가 좋지 않은 암종이다. 특히 공격적인 암인데다 고령 환자 비율이 높아 치료 초기 단계에서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30년간 백금기반 화학요법 외에 마땅한 1차 표준 치료 옵션이 없어 오랜기간 소외됐으나, 파드셉 등 혁신 신약들이 등장하며 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파드셉은 ▲단독요법으로 이전에 PD-1 또는 PD-L1 억제제 및 백금기반 화학요법제의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의 치료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로서 펨브롤리주맙과의 병용요법으로 각각 2023년과 2024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적응증을 허가받았다. 

이후 수 차례 급여 도전에 나섰으나, 지난 3일 열린 제7차 암질심에서도 상정이 이뤄지지 않아 지난해 11월 최초 급여신청 후 1년 가까이 계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이성 요로상피암을 투병 중인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마음은 계속 타들어가고 있다.
최근 청원24 페이지에는 아버지가 요로상피암 투병 중이라 밝힌 20대 A씨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신약등재부에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서의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 급여화를 요청하는 청원글을 올리며 급여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은 현재 급여 적용이 되는 백금기반 항암화학 요법보다 월등히 높은 반응률과 생존율을 자랑하고 있지만, 해당 병용요법으로 항암치료를 받으려면 3주 간격으로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항암은 아주 길고 치열한 싸움인데, 이는 결코 평범한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또한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이라는 국가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해당 사업으로 모든 국민이 병원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최근에는 국가 예산이 부족해 해당 사업의 지원마저 지급 지연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러한 지급 지연 사태가 언제 다시 일어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당장 다음 치료를 진행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채로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으로 1차 치료를 진행하다 중간에 타 약물로 치료 방향을 변경할 경우, 다시 파드셉+키트루다 병용 사용이 어려워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최대한 끝까지 해당 약물로의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올해 초, 정부는 '꼭 필요한 치료는 원칙적으로 모두 급여화하겠다'고 밝혔다.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전이성 요로상피암의 1차 치료로 사용될 수 있도록 세계적으로 권고하고 있다"며 "임상적 효과 개선이 명확하나 3주 1000만원에 달하는 약값으로 다수 환자들이 사용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꼭 필요한 병용요법의 1차 치료를 하루 빨리 급여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언제 재난적 의료비 지원이 다시 중단될 지 알 수 없어 계속적으로 불안해 할 환자와 환자 가족들을 위해 적어도 약값이 감당은 가능하도록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청원은 공개청원으로 오는 26일까지 댓글로 의견을 수렴한다. 9일 오후 6시 기준 1603건의 동의 및 의견 댓글이 남겨진 상태다. 

공개된 댓글 중에는 "고인이 된 어머니가 가장 오랜 기간 동안 큰 효과를 봤던 약이었다. 고통 속에 계신 환우분들이 하루라도 빨리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약이 됐으면 좋겠다", "치료 약물이 제한적인 요로상피암 치료에서 가장 강력한 치료효과가 있는 약제를 돈 때문에 포기하고 죽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조속히 급여화해주시기 바란다" 등의 의견이 달렸다.

환자들의 목소리에 더해 의료계 역시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의 필요성과 치료 접근성을 위한 급여화를 요구하고 있다.

허석재 동아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이 국내 허가된 지 1년이 넘었는데, 급여 논의가 또 다시 미뤄져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80% 이상이 60대 이상인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들에게 1차 치료는 생존을 결정짓는 마지막 기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많은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소중한 치료 기회를 놓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은 수십년 만에 등장한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기존 치료법 대비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2배 이상 유의미하게 연장함은 물론, 10명 중 3명이 완전관해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파드셉 병용요법의 효과를 강조했다. 

EV-302 임상연구의 29.1개월 데이터에 따르면,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은 전체 생존 기간(OS)을 2배 이상 연장하고,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2%(HR 0.48) 감소시켜 장기적인 생존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객관적 반응률(ORR)도 67.5%로 대조군의 44.2% 대비 높게 나타났으며, 안전성 프로파일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은 글로벌 표준요법으로 최우선 권고되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 옵션이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에서는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을 유일한 선호요법(Preferred, Category 1)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유럽종양학회(ESMO)와 유럽비뇨의학회(EAU) 가이드라인에서도 파드셉 병용요법을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표준치료로 우선 권고하고 있다.

허 교수는 "실제 국내 진료 현장에서도 임상연구에서 확인된 것과 유사한 효과가 확인되고 있어 환자와 가족들, 그리고 의료진까지도 절실히 급여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매일 고통스러운 현실을 버티고 있는 국내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들과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관련 논의가 시작될 수 있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은 현재 해외 주요국 A8 중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등 6개국에서 급여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 

적응증 허가 후 약 10개월 만에 파드셉 1차 병용요법 급여를 승인한 영국 국민보건서비스는 경제성 평가에서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의 임상적·사회적 가치와 함께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 및 가족, 간병인들이 겪는 정신적, 경제적 부담 등을 유의미하게 고려했다. 

특히 위원회는 전이성 요로상피암으로 인한 높은 질병 중증도를 고려해 질보정수명(QALY, Quality Adjusted Life Years)에 1.2의 가중치를 부여했다. 

더불어 기존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서 효과적인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한 점,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이 기존 치료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환자들의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보인 점에 초점을 맞춰 비용효과성 평가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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