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연구 성과 내는 젊은 약학자들…'한국 약학의 미래'

[인터뷰] 2024년도 미래약학우수논문상, 김주미·박지윤·배성호
국제학술지 게재된 우수 논문 1저자 박사후연구원 및 대학원생 격려 목적
"지원 논문의 90% 이상이 상위 5% 수준 저널에 실린 우수 논문"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04-20 06:57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연구에 대한 결과가 도출되고, 그 결과가 다시 또 다른 연구로 이어질 때, 그 '학문(學問)'은 비로소 생명력을 갖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미래약학우수논문상'은 연구를 통해 한국 약학의 미래를 이어가고 있는 대학원생과 박사후연구원들의 연구활동을 격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한약학회가 지난해 신설한 상이다. 

최근 2년간 국제학술지(SCI(E))에 게재 또는 게재 승인된 우수한 논문의 제1저자인 대학원생 또는 박사후연구원(이하 박사)이 수상자격을 가질 수 있으며, 약물·생명약학/ 제약·산업약학 / 임상·사회약학 3분야로 나눠 분야별 우수 논문을 선정했다. 

 
        김주미 박사후연구원(서울대학교)
'2024년도 미래약학우수논문상' 약물·생명약학 분야에는 김주미 박사후연구원(서울대학교, 지도교수 차혁진)이 Science Advances에 게재한 'Partial in vivo reprogramming enables injury-free intestinal regeneration via autonomous Ptgs1 induction'(부분 생체 내 재프로그래밍은 자율적인 Ptgs1 유도를 통한 손상 없는 장 재생을 가능하게 한다) 논문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소장 상피세포에 OSKM 유전자(야마나카 인자)를 발현시켜 만든 재생줄기세포에 대해 연구하던 김 박사는 강력한 생리활성 호르몬인 프로스타글란딘의 유의미한 변화를 포착했다. 

소장 상피세포로 만든 재생줄기세포가 세포 손상에 의해 유도되는 리프로그래밍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통해, 생체 내에서 재프로그래밍이 이뤄지면 조직의 재생이 촉진되고, 노화가 역전된다는 사실에 대한 기전을 밝힌 것이다.

김주미 박사는 "이 연구는 현재까지 재생이 어려운 기관이나 노화에 의한 퇴행성 질환 등에 적용함으로써 재생의학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시작해서 결과가 나오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그는 "앞으로도 계속 연구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을 얻은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할 계획이다. 사람의 조직 재생을 촉진시키려면 어떤 것이 필요한 지 확인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말했다. 

 
          박지윤 박사과정생(서울대학교)
제약·산업약학 분야에는 박지윤 박사과정생(서울대학교, 지도교수 오동찬)이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실은 'Discovery of terminal oxazole-bearing natural products by a targeted metabologenomic approach'(표적화된 대사유전체적 접근으로 발견한 말단 옥사졸 함유 천연물) 논문이 선정됐다. 

박지윤 박사과정생이 몸 담고 있는 서울대 약대 천연물과학연구실은 방선균이 만들어내는 2차 대사산물 중 생리활성이 좋은 물질을 찾아 신약개발을 위한 물질을 발굴하고, 구조 규명 및 입체화학을 결정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에 그는 신규 물질을 조금 더 효율적이고 쉽게 알아보기 위해 연구실에서 개발한 메타볼로지노믹 스크리닝 방법을 활용했다. 

방선균들 중 옥사졸을 합성하는 효소들을 가진 변수들을 선별하고, 발효조건을 변경시켜 2차 대사 산물을 생산한 결과 새로운 옥사졸 구조의 화합물 5개를 발굴했다. 

이 5개의 신규 물질은 유방암 세포주에 특이적으로 강한 항암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해 특허 출원까지 한 상태다.

박지윤 박사과정생은 "천연물이 최근 약계의 주류로는 여겨지지 않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수상을 하게 돼 의미가 있고 기쁘다"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에서 주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향후 계획으로"아직 졸업을 못해서 우선은 내년 2월까지 졸업준비에 힘쓸 예정이다. 졸업 후에는 미국으로 유학을 갈 생각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학계에 남아있고 싶다"면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과 방선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배성호 박사후연구원(성균관대)
임상·사회약학 분야는 배성호 박사후연구원(성균관대학교, 지도교수 신주영)이 Gut에 발표한 'Hepatic events associated with sodium-glucose cotransporter-2 inhibitors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 a nationwide cohort study'(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와 관련된 간 질환 사건 : 전국 코호트 연구) 논문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배성호 박사는 "대사이상 관련 지방성 간질환(MASLD)이 최근 급격하게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아시아 당뇨 환자 중 55% 이상이 MASLD를 함께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는데, 이에 복합적인 대사질환 관리에 대한 근거가 필요해졌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MASLD는 알코올 섭취 없이도 간에서 염증 및 석회화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 지방간 질환 MASH를 포함하는, 스펙트럼이 넓은 간 질환을 일컫는다.

혈당 조절의 상당부분이 간에서 이뤄지고 있으므로, 당뇨병 환자의 경우 간질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장기적인 만성질환 관리에 필수라는 점을 고려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는 것이 배 박사의 설명이다. 

배성호 박사는 "약물역학이라는 해당 분야를 시작한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여느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제가 세운 가설들을 검증하는 과정이 참으로 즐겁다"라며 연구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드러냈다. 

이어 "반복되는 일상이 하루하루 고될지라도, 정말 좋은 기회로 좋은 상을 수상한 것처럼, 꾸준한 걸음 뒤에 남겨진 발자취들을 보면서 엄청난 성취감을 느낀다"면서 "학자들만 아는 '연구를 위한 연구' 보다, 사회약학이나 역학이라는 분야가 실생활에 가까운 만큼, 좀 더 실생활에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연구들을 수행하고 싶다"고 향후 연구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한편, 미래약학우수논문상을 수상한 수상자들은 이번 학술대회 연구 관련 발표 세션에 연자로 참여해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 만찬 행사에서 진행된 시상식을 통해 상장과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약학회 관계자에 따르면, 아쉽게 수상은 하지 못했으나 지원한 논문들의 90% 이상은 모두 상위 5% 수준의 저널에 실린 우수한 논문들로, 수상 경쟁이 치열했다. 수상자들 외에도 연구에 몰두해 좋은 성과를 낸 많은 젊은 약학인들의 노력으로 한국 약학의 미래가 더욱 밝게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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