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업이 신약개발 하는 시대…약학자들, 시대 늦지 말아야"

'2023 오당학술상' 수상자 홍진태 충북대 교수, 기술 트렌드 및 협업 중요성 강조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3-10-30 15:55

홍진태 충북대학교 교수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최근에는 신약개발을 제약사가 안 합니다. 제약사가 홀로 하는 건 이제 과거죠. 이제는 빅데이터를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업들과 같이 합니다."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순천만 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2023 대한약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이하 학술대회)에서 '2023 오당학술상'을 수상한 홍진태 충북대 약대 교수는 신약개발 시 첨단 기술과의 융합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당수상자로서 'Chitinase 3-like 1(이하 CHI3L1)의 약물학적 기능과 작용기전'을 주제로 수상강연을 맡은 홍 교수는 약학회 기자단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홍 교수는 최근 인공지능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을 선정하는 등의 움직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면서 약학자들 또한 이러한 부분에서 뒤쳐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름대로 한국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개발을 접목한 사람 중 한 명"이라면서 CHI3L1 관련 연구에서 유전자/단백질 검색 툴 및 오픈 타깃 플랫폼, 데이터베이스 기반 가상 검색 플랫폼 등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플랫폼을 활용해 물질 1400만 개에 대한 스크리닝을 진행했고, 2달 만에 적합한 후보물질 11개를 찾아냈다. 억 단위의 물질도 몇 주만의 시간만 있으면 후보물질 추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놀라웠다고 밝힌 홍 교수는 "첨단 기술 트렌드에 대한 개념을 가지면 빠르게, 유리하게 신약개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약학자들을 향해 "시대에 늦어지면 안 된다. 최신 기술에 맞춰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한 홍 교수는 "한국은 IT 기술이 발달한 국가이기 때문에 신약개발도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 많은 약학자가 이러한 기술을 활용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타겟을 발굴하고, 다른 질병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독성의 유무 등을 미리 예측하는 등 더 좋은 활용도를 가진 기술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에서 기술과의 접목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협업이 중요하다고 했다. 후보물질에서 약으로 나아가는 단계는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혼자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대구와 오송의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홍 교수는 또한 최근 바이오, 제약산업에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내년에 당장 기초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면서 자금이 끊어질 위기에 놓였다는 것. 이러한 경우 연구가 연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맥이 끊길 수 있고, 기술성숙도(TRL, Technology Readiness Level)도 높일 수 없다. 결국, 한 번 잃어버린 기술로 다시 생태계를 키우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게 된다. 

홍 교수는 "연구개발과 산업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면 어느 날 꽃을 피워 진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충분한 투자가 이뤄졌을 때 한국의 제약 ·바이오 산업이 차세대 먹거리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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