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치매 진단 방사성의약품에 급여 적용이 필요한 이유

김선 기자 (s**@medi****.com)2023-03-23 19:30

"방사성의약품의 급여 적용이 필요합니다"

치매 환자를 보는 의료진의 목소리다. 최근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질병을 초기에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데, 환자의 불편을 줄이면서도 목표로 하는 부위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방법이 다양한 분야에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목할 것은 바로 방사성의약품이다. 

방사성의약품이란 '의약품'과 '방사성동위원소'가 결합된 특수 의약품으로 PET-CT촬영 시 정맥주사를 통해 조영제처럼 사용이 된다. 방사성의약품을 사용하면 세포나 분자 단위까지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어 크기가 작은 암이나 초기 단계의 치매도 찾아낼 수 있고, 림프절 등 전신으로 재발되는 암 진단에도 효과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방사성의약품은 현재 전신암·뇌종양 재발 또는 전이되는 전립선암·유방암·파킨슨병·치매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다. 

올해 초 신속승인이 결정된 '레켐비'는 알츠하이머의 주요 진단 지표 중 하나인 독성 뇌 단백질 응집체 '베타 아밀로드'를 표적으로 이를 분해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이다. 경도인지장애나 경증 단계의 초기 치매 환자에게 투여 시 인지력 저하를 늦추는 효과를 낸다. 

상용화된 치매 치료제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에서 레켐비 등장은 본격적으로 치료제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히면서, 한편으로는 치료제 상용화에 따른 처방 수요를 충족할 정확한 진단의 필요성도 대두됐다. 

레켐비 사용 대상은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단계의 치매 환자에 한정되어 있다. 그런데 베타 아밀로이드 베타가 어느 정도 축적되어도 눈에 띄는 증상이나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치료제 처방을 위해서는 아직 증상이 없는 초기 단계에서도 아밀로이드 베타의 침착 정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치료제가 고가라는 점도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다. 처방에 대한 이견이 없을 정도로 객관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이런 조건에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방사성의약품이다.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술을 통해 얻은 뇌조직을 특수 염색해 아밀로이드 베타가 얼마나 쌓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고령이 대부분인 치매 환자의 뇌에 침습적인 검사용 장비를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방사성의약품은 뇌 조직을 채취하지 않고도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영상 바이오마커로 사용해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 정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조기 진단에 대한 강점과 높은 정확도를 가졌지만 아직까지 치매 진단 방사성의약품은 비급여에 해당한다. 

치매는 한번 진행되면 증상을 되돌리기 어려워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가장 빨리 상용화가 예상되는 치매 치료제 역시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만큼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사성의약품의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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