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건강보험 재정 여력 충분, 수가 인상 최선 다할 것"

약사 서비스 행위 증가 및 고도화에도 가치 평가 낮아
병원 구조조정 및 의료대란 등으로 장기처방 급증
약품비 증가 및 카드수수료 등 약국 경영 환경 지속 악화
연구용역 및 통계 자료 등 제시해 수가 인상 이끌 것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5-15 06:00

오인석 대한약사회 부회장. 사진=조해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약사 회원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결렬보다는 협상을 이뤄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수가를 얼마나 올리겠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긴 어렵지만, 건강보험 재정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2026년 수가협상을 앞두고 오인석 대한약사회 부회장이 14일 서울시 서초구 대한약사회관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개최, 약국 수가 인상 필요성을 피력했다.

오인석 부회장은 먼저 수가 협상 환경에 대해 "협상 환경은 좋은 상황이라고 본다"면서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 당기수지가 1조7000억원 흑자인 상태고, 누적수지가 3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규모 흑자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수가 인상 재정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약국은 상대적으로 굉장히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강조했다.

오 부회장은 "약국 유형의 2024년 행위료 증가율은 2023년 대비 1.9%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의료이용이 제한됐던 2020년 -7.7%, 2021년 2.9%를 제외하더라도 2007년 유형별 환산지수 협상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라고 말했다. 

행위료 증가율이 1.9% 오른 것에 비해 인건비나 재료비 등이 훨씬 더 많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보면 감소한 것과 다름 없다는 설명이다. 행위료 점유율도 2007년도 10.7%였으나 지난해 6.8%로 감소했으며, 유형 중에서도 증가율이 타 유형 대비 4, 5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약국의 수가가 열악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약사들의 서비스 행위가 점점 늘어나고 더 고도화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가치 평가가 상대적으로 또한 절대적으로도 낮게 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수가 협상에서 관련 통계 등을 토대로 논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부회장은 "약국의 수는 늘어나고 있고, 약국에 방문하는 실수진자 수는 0.5%, 조제건수는 0.9% 감소했으나, 조제건당 진료비는 전년대비 4.9% 증가했다"면서 "이는 '전체 약품비가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이득은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약국 경영 악화를 야기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장기처방'의 증가를 꼽았다. 장기처방은 인구고령화, 만성질환 환자 증가로 점차 증가하고 있었으나, 코로나19와 의료대란을 겪으면서 그 증가세가 더욱 심화됐다. 

특히 최근 상급종합병원과 2차 포괄수가 병원들이 구조조정 형태에 맞물리면서 환자를 적게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장기처방이 더욱 급격하게 늘고 있는 형국이라는 설명이다.  

오 부회장은 "이는 장기처방을 제한하고, 단기처방을 늘리고자 하는 정부의 방침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51일분 이상 60일분 이상의 처방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91일분 이상 처방의 경우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3배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불어 의약품 품절 및 수급불안정이 장기화되고 있어 약국이 약을 구하기가 매우 힘들다"면서 "약을 구하기 위해 약국간 의약품 거래 건수를 회원약국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021년에 125건이었다면, 2023년에는 217건으로 집계됐다. 약국이 하루에 1건 정도의 약국간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약을 어렵게 구하더라도 장기처방으로 인해 약이 순식간에 사라진다"고 약국 현장의 실태를 토로했다. 

또한 "정부가 꾸준히 약가인하를 진행하고 있지만, 장기처방과 다상병처방조제, 고가약 처방 등으로 인해 약품비도 해마다 증가하고, 인건비·관리비·재료비도 증가하고 있다. 조제료 1만원을 번다고 했을 때 카드수수료가 2만원이 나오는 상황도 비일비재하다"며 "불용재고 의약품으로 인한 손실도 많이 생기고, 빈번한 약가인하로 인한 반품 및 차액정산 손실과 약국 업무량 증가 등 각종 상황은 약국 경영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은 이러한 상황을 구체적인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약국의 수가를 인상해야 하는 논리적인 근거를 체계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련 내용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에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종합해 더 예민한, 시급한 협상 전략을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오 부회장은 "무너지는 약국을 살리기 위해 2026년도 수가협상은 밴드 나누기 식 협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충분한 재정을 투입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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