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약품검수시스템, 검수 속도 빠르지만‥10점 만점에 4.5점"

'2025 병원 약제부서 중간관리자 역량강화교육'서 시운행 결과 발표
오류 검수 시간 줄어들지만, 오검출 및 미검출 다수 발생 
검수 디테일 부분에서 편의성 저하‥최종적 미도입 결정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5-16 12:00

사진=조해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약 조제 과정 자동화를 향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자동약품검수시스템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미영 계명대학교동산병원 약제센터 병동조제파트장은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진행된 '2025 병원 약제부서 중간관리자 역량강화교육' 마지막 날인 16일 '자동약품검수시스템 도입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임미영 파트장은 "본원 조제팀에서 2023년 3~4분기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오조제·캐니스터 오충진 등 전체 조제 오류의 33.1%가 ATC(자동조제기) 조제 단계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검수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해 1분기 경구 약품 기준으로 병동약국의 일평균 조제 및 업무 현황을 집계한 바에 따르면, 처방건수는 2730건, 약사 배정 인력은 5명으로 조제 오류 검수 시간은 약사 1명당 약 199분이었다.

임 파트장은 "오류 검수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조제 외 업무 확장에 시간적 한계로 작용한다"고 지적하며 "조제 오류 검수 업무 소요시간 단축 및 정확도를 향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동약품검수시스템 도입을 결정하기 위해 지난해 5월 20일부터 8주간 시운행했다"고 밝혔다.

자동약품검수시스템 도입을 통해 투약사고 발생 위험을 감소 시키고, 단순 조제 업무 외 주요 업무의 질 향상과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로의 병원약사 업무 확대 가능성을 기대했다. 
임미영 계명대학교동산병원 약제센터 병동조제파트장. 사진=조해진 기자

자동약품검수시스템은 기존 병원 시스템에 등록된 약품명과 정보, 약품 이미지를 바탕으로 조제된 약포지를 하나하나 사진으로 파악해 오류를 검수하는 시스템이다.

조제 오류가 없는 정상 약포지와 오류 약포지를 구분하면, 약사가 프로그램 이미지를 확인해 육안으로 검수하는 2차 검수 과정을 거친다. 

임 파트장은 "자동약품검수시스템은 확인이 필요한 약포지에 대해서만 약사가 검수하도록 검수 대상을 줄임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면 시스템이 정상이라고 판단한 약포지에서 오류가 발견되는 것이다. 이에 시운행 기간동안 시스템에 대한 검수를 병행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약포지에서는 실제로 수량이나 모양, 크기가 불일치하는 오류 등이 발견됐다. 

다만, 신규 또는 코드변경되거나 등록약품의 분할용량인 경우, 약포지에 환자의 이름 등이 정확히 인쇄되지 않은 경우, 약과 약이 가까이 붙어있는 경우나 약이 사진 모양대로 누워있지 않고 세워져 있는 경우에도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분류되는 등 오검출 사례도 다수였다. 

정상으로 분류된 경우에서도 식별문자가 인식이 되지 않는 약과 빛 등의 영향으로 약의 모양과 색상 인식도가 떨어져 잘못 인식하는 실제 오류들이 미검출 된 사례도 있었다. 

8주간의 시운행 결과, 전체 검수한 10만223포 중 시스템이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약포지는 1만2698포(12.7%)였고, 정상으로 판단한 약포지는 8만7525포(87.33%)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중 실제오류는 631포(0.63%), 오검출 1만2092포(12.1%), 미검출 25포(0.025%)로 나타났다. 

또한 약포지 당 정제 수량에 따른 확인필요 판단 비율을 보면, 조제된 정제 수량이 늘어날 수록 확인필요로 판단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약포지 당 6정 이상 조제를 하는 경우 확인필요 40.3%, 정상 59.7%이었다. 그러나 확인필요 판단이 증가할 수록 오검출률도 함께 증가했다.

임미영 파트장은 "자동약품검수시스템 시운행을 통해 생각한 점을 정리하면, 검수 속도 측면에서는 확실히 이점이 있었다. 기존 199.75분 대비 71.76분으로 64.1% 줄었다. 검수 결과 자체를 프로그램으로 확인할 때도 편의성이 상당히 높았다. 또한 검수 데이터 저장이 자동으로 되고, 일정기간 보관이 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것, 조제 오류가 예상되는 경우에 데이터를 이미지로 정확히 확인해 사전 대응이 가능한 점 등은 큰 장점이었다"고 말했다. 
사진=조해진 기자
시운행을 통해 느낀 장점도 있지만,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많이 발견됐다. 사용자들의 만족도 조사에서 전반적인 기능에 대한 평가는 10점 만점에 4.5점이었고, 속도는 8.2점, 검수 성능은 4.8점, 사용 편의성은 7.5점으로 집계됐다. 

임 파트장은 "실제 사용을 위해서는 검수 시 식별문자나 유사모양 등 인식 성능 및 기준이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서 "검수 데이터로 사용하는 사진 품질 개선도 필요하다. 카메라 성능 자체를 높일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공급비용 자체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수 결과 데이터를 볼 때 약이 어떻게 매칭이 됐는지, 그리고 왜 이게 오류라고 판단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일절 제공되지 않고 있는데, 매칭 정보가 있고 사유가 있다면 2차 검수에도 더 유용하게 사용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등록된 약품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해야 하는데 이는 수작업으로 업데이트 해야하다 보니 이 부분에서는 편의성이 좀 떨어졌다. 검수 데이터를 통해 일정 부분 업데이트가 가능하게 된다면 좀 더 활용하기 쉬울 것 같다"면서 "이 밖에도 ATC 캐니스터가 떨어지는 경우가 굉장히 잦은데 그때마다 인쇄되는 QR코드가 다르고, 연결을 할 때도 사전에 작업이 필요했으며, 작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이 필요한 부분 등 디테일한 부분들에서 개선이 필요한 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8주간의 시운행 끝에 해당 약제부는 최종적으로 자동약품검수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임 파트장은 "도입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자동약품검수시스템 데모 계획이 있거나 관심을 가진 분들이 많은 만큼, 이번 시운행 결과가 유용하게 활용된다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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