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높은 유방암 생존율에 가려진 삼중음성 유방암 사각지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김지형 교수

메디파나 기자2023-07-24 09:52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여성 유방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93.8%에 달한다.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생존율을 나타내는데 적극적인 검진으로 인한 조기 진단, 의료 기술의 발전 그리고 다양한 신약의 도입으로 치료수준이 향상되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높은 유방암 생존율에 가려진 사각지대가 있다. 전이와 재발을 겪는 유방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4.6%에 그친다. 이 중에서도 호르몬 수용체와 HER2수용체가 모두 발현되지 않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은 더욱 절망적이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원격 전이된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이 12%에 불과해  다른 아형의 유방암보다 예후가 좋지 않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질병의 진행이 빠르고 재발과 원격 전이의 위험이 크다. 게다가 가정에서도, 사회·경제적으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50대 미만의 젊은 환자의 비율이 높아 이들의 공백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크다. 이처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임에도 치료제 사용에 필요한 3가지 수용체 발현이 모두 음성이기 때문에 호르몬 치료 및 표적 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삼중음성 유방암이 다른 아형의 유방암보다 치료가 어려운 이유다.

오랜 기간 항암화학요법 외의 변화가 없던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 환경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에게도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면역항암요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될 시 높은 치료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를 병용해 수술 전 종양의 크기를 줄여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고, 수술 후에 키트루다 단독 요법을 이어감으로써 잔존하는 미세종양을 제거하면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도 치료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허가의 기반이 된 KEYNOTE-522 임상연구에 따르면 수술 전후로 키트루다 보조요법을 사용한 환자의 경우, 항암화학요법만 사용한 대조군 대비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athological Complete Response, pCR)을 51.2%에서 64.8%로 13.6% 증가시켰다. 병리학적 완전관해는 유방과 림프절에 암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수치가 높을수록 완치될 확률도 높다고 평가된다. 3년 무사건 생존율(Event-Free Survival, EFS) 역시 76.8%에서 84.5%로 개선시키며 질병의 진행과 사망 위험을 37% 감소시켰다. 

또한 약 1년 간 정해진 기간 동안만 치료가 진행되므로, 치료비용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현재까지 국내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면역항암제라는 점에서 키트루다의 가치는 더욱 크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영국 NICE, 캐나다 CADTH 등 여러 국가 및 저명한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미 키트루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높은 수준으로 권고하며,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의 표준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다. 치료제도 마찬가지다. 임상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라고 해도, 치료 현장에서 잘 쓰여야 그 가치가 입증되는 것이다. 치료제 개발만큼이나 접근성 보장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6월에는 국내에서도 키트루다의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전이성 또는 재발성 삼중음성 유방암 적응증에 대한 급여 신청이 이뤄지면서 환자와 가족, 의료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대한 빠른 급여를 통해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 더 많은 재발을 막아야 사회적, 재정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기고| 강남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김지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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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시간 : 2023-07-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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