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만 쓰던 항구토제, 소아암 환자 국제임상시험 성공

구토 예방 비율. 비교군서 51% 대조군보다 25% 높아

박민욱 기자 (hop***@medi****.com)2015-04-17 15:14

 성인암환자의 항암치료 시 효과적인 구역 구토 억제제로 알려진 에멘드가 소아암환자에서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대 소아청소년과학교실 강형진 교수<사진> 연구팀은 국제공동연구팀과 함께 소아암환자에게 '에멘드'의 효과를 알아보는 세계 최초 무작위배정 비교 3상 임상시험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 4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생후 6개월~17세 소아암환자를 대상으로 비교군에는 에멘드와 기존 항구토제인 온단세트론을 대조군에는 온단세트론 만을 복용 시킨 후, 항암치료를 받게 했다. 

그 결과, 구토 예방 비율이 비교군에서는 51%로 대조군 26% 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구역 구토는 항암제 치료 시에 환자들이 겪는 큰 고통 중 하나다. 구역 구토를 일으키는 신경 기전은 크게 세로토닌, P물질 2가지이다. 항암제 투여 후의 구역 구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 기전을 모두 억제해야 효과적이다.

그 중 세로토닌 기전을 막는 온단세트론 등은 1990대에 개발되어 소아에게도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P물질 기전을 막는 에멘드는 성인에게 많이 쓰이지만 소아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제약사들이 좋은 약을 개발해도, 소아에게 임상시험을 하지 않아, 소아에게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적 약자인 소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비윤리적이라는 인식과, 환자 수가 적은 소아용 의약품은 시장성이 낮다는 것이 원인이었다. 

이에 성인에서 임상시험을 통해서 허가가 된 약제는 소아에게는 대단위 임상시험을 많이 하지 않았고 소단위 임상시험 또는 경험을 통해서 소아에게 사용이 되고 있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약사가 소아에게 임상시험을 하면 제약사에게 해당 신약에 대한 특허 기간을 연장해 주고 있다. 늘어난 특허 기간만큼, 다른 회사에서는 복제약을 만들 수 없다.

이번 연구는 이런 제도의 산물이다. 시장성이 낮은 소아 환자들도 효과적인 약을 경험할 수 있는 공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제약회사에게는 특허 기간을 연장해 주며 경제성을 보장해 주는 지원제도가 있었기에 이번 연구도 가능했다. 

강형진 교수는 "소아 임상시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결과이며 한국이 주도한 소아 대상 연구로는 처음으로 영향력지수가 높은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고 말했다.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대학의 Richard Gralla교수는 "이번 연구가 향후 소아에서 수준 높은 임상시험으로 근거를 창출할 수 있게 하는데 많은 영향을 줄 것을 기대하며 강 교수와 임상시험팀의 헌신에 감사하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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