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으로 시행된 비대면 진료…의료계 반대 '이유' 있었다

준비도 없이 무작정 시행된 전화 상담·진료…참여 의사들, "환자 안전성에 의문"

조운 기자 (good****@medi****.com)2021-08-27 06:08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의료계가 반대하던 비대면 진료가 갑작스럽게 허용되며 의료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환자들의 비대면 진료에 대한 요구는 늘어가고 있으나 실제 전화 상담, 진료를 실시한 의사들 스스로 환자 안전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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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우봉식)가 '코로나19 이후 시행된 전화 상담·처방 현황 분석'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고대안암병원 유승현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해당 연구에서는 최근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한 비대면 전화 진료 현황 및 이에 대한 의료계 의견 등이 담겼다.


코로나19 감염병 우려로 환자들의 비대면 전화 진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시행 주체자인 의료기관 차원에서 어떠한 사전준비도 없이 비대면 진료를 허용시켰다.


환자들의 요구 속에 지난 2020년 2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전화상담·처방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총 8,273개소(12.0%)로 나타났다.


전화 상담 및 진료에 참여한 의사들(1,77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이들 중 60.7%가 '환자의 요구에 의해서', 57.1%가 '감염 등의 우려로', 30.7%가 '환자의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위해서' 비대면 진료에 참여했다고 응답했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가이드라인, 의료기관 자체적인 준비도 없이 환자들의 요구에 따라 시행된 전화 상담에서 의사들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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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전화상담·처방 진료 경험이 있는 의사들의 과반수 이상은 불만족(59.8%) 한다고 응답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전체의 83.5%가 지적한 '환자의 안전성 확보에 대한 판단의 어려움' 때문 이었다.


전화상담・처방은 오로지 문진에만 의존하여 이루어지기에 의료기관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검사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환자 상태의 개선・유지・악화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우며 의사의 오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 오진에 따른 후속적 치료방법이 이루어질 경우 또는 이로 인해 적기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환자의 생명과 신체에 악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전화를 이용한 진료는 비대면진료 방식 중 가장 원시적인 방식으로 환자 안전성 확보에 대한 불안 및 부작용 발생의 위험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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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전화 상담·처방 진료를 제공하지 않은 의사들도 제공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환자 안전성 확보에 대한 판단(70.0%)'과 '책임소재 문제에 부담(56.1%)'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따라서 의정연은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기 앞서 환자 및 의료서비스제공자의 안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기적 대면진료를 병행해 오진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전화만 이용하여 의사가 환자의 유병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전화진료 방식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인후통과 고열증상이 있는 환자라면 목, 코, 귀 안 염증 등을 확인하고 염증부위나 정도 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대면진료와 같은 의료적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따라서 의정연은 현재의 전화상담·처방과 같은 비대면진료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환자의 정확한 의학적 상태와 필요를 평가하고 약물 처방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평가와 모니터링이 가능한 체계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의사들은 환자의 측면에서 비대면 진료가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재 사전 준비도 없이 진행되는 전화 상담 등의 참여에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비대면 진료가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만족도가 높았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는 결코 소홀해서는 안되는 만큼 직접 비대면 진료에 참여한 의사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목소리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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