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커뮤니티케어, 1차의료 중심 패러다임 전환 '핵심'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 '한국형 커뮤니티케어' 제안
피라미드식 의료전달체계→매트릭스식 의료이용체계 개선 필요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2-07-20 06:04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한국형 커뮤니티케어의 성공적 구축을 위해서는 의료가 배제된 복지 주도의 현재 모델을 수정한 통합 의료·돌봄체계가 돼야 하며, 1차의료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사진>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지역사회 통합의료돌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한국형 커뮤니티케어 제안'을 발표했다.

이날 우 소장은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의료자원 효율성을 제고하는 정책, 의료와 돌봄체계의 획기적 제도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인의료비 증가로 인한 총의료비 급증의 쓰나미에 삼켜질 것"이라며 "현재의 커뮤니티케어 모델은 과거 영국과 일본에서 실패한 정부 주도의 모델인 데다 비용 절감을 위한 탈(脫)의료, 탈시설만을 지향하고 있어 제도 성공과 정착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영국과 일본이 커뮤니티케어 시행 초기 정부 주도로 추진하다가 성과가 지지부진하자 민간 주도로 변경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의료를 배제하고 탈 의료기관·시설을 추구하는 점 역시 2000년대 초반 일본의 실패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소장은 "의료가 배제된 커뮤니티케어는 국민의 호응을 받을 수 없다"며 "의료가 배제된 채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부모를 방치할 자녀는 없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우 소장은 한국형 커뮤니티케어, 지역사회 통합 의료·돌봄체계 구축을 위해 1차의료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문했다.

의료기관을 규모에 따라 1차·2차·3차로 구분해 놓은 현재의 '피라미드'형 시스템을, 급성기-회복기-만성기 등 질환의 시기별 특성과 의료기관의 기능별 특성으로 구분한 '매트릭스'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트릭스형 의료이용체계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 초급성기 상태의 환자, 중증·응급·난치성 등 중증질환을 주로 진료하고, 전문병원과 의원급이 급성기 진료를 담당하며, 병원급의 경우 감염·외상·화상·정신 등 기능특화병원으로 개편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지역사회에는 수술 후 안정 및 기능 회복을 담당하는 회복기 병원을 신설하고, 기존 요양병원도 일반·재활·치매 등 기능을 분화해 만성기 환자를 담당하도록 한다.

의원급의 1차의료기관은 지역 완결형 의료·요양·돌봄 연계체계의 조정자로서 커뮤니티케어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우 소장은 이 같은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1차의료기관의 한 형태로서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중간 정도로 완화된 시설 기준을 적용한 요양의원(가칭) 제도 신설도 제안했다.

요양의원은 의사와 고령자가 친밀한 관계를 지속 형성해 예방적 의료가 가능한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장기요양 환자를 의원급에서 일정 부분 케어할 수 있도록 해 자연스러운 통합 의료·돌봄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방문 진료, 만성질환관리, 환자 교육 등 관련 수가의 신설·현실화를 통한 충분한 보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국회에는 ▲통합의료돌봄법(가칭) 제정 ▲의료법 개정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개정 등 커뮤니티케어 수행에 필요한 입법 활동을 주문했다.

우 소장은 "초고령사회에서는 건강한 노후를 누릴 수 있는 효율적인 의료와 돌봄 체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급증하는 의료비로 국가적 부담이 심각해질 수 있다"며 "한국형 커뮤니티케어 제도의 도입을 통해 초고령사회 복지국가를 내실 있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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