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료원' 의사 인력 문제 심각‥'방치' 보다는 현실적 지원 촉구

접근성 낮은 입지, 취약한 규모와 장비 등 수많은 문제 산적
"지방의료원, 무너진 보건의료체계 정상화에 선봉 역할해야"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10-19 11:5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지방의료원의 의사 인력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놀랍지 않다. 이는 이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경고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의료원의 절박한 상황을 외면하지 말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사태를 방치한 정부에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최근 5년간 지방의료원 의사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18년 7.6%였던 지방의료원 결원율은 지난달 기준 14.5%까지 2배 이상 늘어났다. 정원 1266명 중 184개 자리가 공석이며, 전국 지방의료원 35곳 중 26곳이 의사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4개 필수진료과가 모두 갖춰진 지방의료원은 전체의 65.7%에 그쳤다. 여기에 흉부외과와 비뇨기과까지 기준을 6개로 확대하면 22.9%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지방의료원의 현실을 놓고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지방의료원은 ▲접근성이 낮은 입지부터 ▲현대적 병원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취약한 규모와 장비, ▲부족한 의료 인력, ▲만성 적자로 표현되는 재정 문제,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단점을 모아 놓은 듯 모순적이고 비효율적인 운영 체계 등 수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지방의료원의 역량 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원의 외진 입지는 적자 경영의 주요인이 됐으며, 고객 만족도 저하, 출퇴근의 어려움을 가져왔다. 더불어 응급진료의 필수인 황금 시간 준수에 결정적 장해가 되고 있다.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은 "지방의료원은 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좋은 입지에 세우는 것이 지속 가능한 운영을 보장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방의료원의 작은 규모와 부족한 시설·장비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병원은 첨단 장비와 전문적 분야의 발달, 감염 방지 등을 위한 기준 강화, 환자의 높아진 기대 수준, 강화된 근로 조건 등의 이유로 시설·장비의 기준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국의 지방의료원 35곳 중 종합병원의 최소 규모라 할 수 있는 300병상 이상 되는 곳은 8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정신, 재활, 요양병상 기능을 하는 병상을 제외하면 특별시·광역시 소재 일부 병원만 이 기준을 충족한다.

다행히 2000년 말부터 공공병원 기능 보강을 위한 재정 지원이 꾸준히 이뤄지면서 필수 장비는 상당 수준으로 갖춰진 상태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역 필수의료를 책임지기에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공공병원의 작은 규모와 부족한 시설·장비는 진료 범위의 한계와 신뢰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조승연 회장은 "지역의 필수진료를 감당할 지방의료원은 최근 신설하는 병원의 통상적 규모에 맞춰 인구 30만 명 이하의 중소진료권은 300병상, 대도시는 500병상에서 800병상 이상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공공의료원이 심뇌혈관, 외상 진료 등 응급서비스와 출산, 재활, 노인 의료 등 지역에 필수적인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설과 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건강보험 수가만으로 병원이 경영수지를 맞추기는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취약계층 환자가 많고 표준 적정 진료를 추구하며 비급여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지방의료원은 적자 경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

조 회장은 "지방의료원이 '미운 오리 새끼' 신세가 된 이유는 지방의료원의 설립 이유와 목표를 분명히 하지 않고 방치해 온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앞으로 지방의료원이 무너진 보건의료체계를 정상화하는 데 선봉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