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 치료기' 허가‥연세의료원 이어 서울대, 제주대, 서울아산도 준비

식약처, 탄소이온 중입자 치료기 허가‥향후 심평원에 급여 신청 진행
급여 전까지는 비급여, 수천만 원 예상‥ '암 치료 혁신' 보여줄 때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3-22 11:48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내에 '탄소이온 중입자 치료기'가 본격 허가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1일 디케이메디칼솔루션이 수입 품목 허가를 신청한 치료용 입자선 조사장치(모델명: CI-1000)를 허가했다. 이는 국내에 중입자 치료가 정식적으로 개막했음을 의미한다.

식약처는 방사선 종양학과·핵의학과 등 전문가로 구성된 의료기기위원회를 개최해 해당 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됐는지 자문받는 등 과학적이고 철저한 심사를 거쳤다.

중입자 치료기는 탄소 이온 가속으로 생성된 고에너지 빔을 암세포에 조사해, 정상 조직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를 파괴하는 의료기기다.

중입자 치료는 혈액암을 제외한 모든 고형암에 적용할 수 있다. 폐암, 간암, 췌장암 3대 난치암 및 치료가 어려웠던 골/연부조직 육종, 척상종, 재발성 직장암, 두경부암, 악성 흑색종 등이다.

이번 식약처 허가로 주목을 받는 곳은 '연세의료원'이다.

오랜 준비 끝에 국내 최초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한 연세의료원은 지난 2021년 11월, 중입자 치료 센터를 완공하고 상반기 공식 가동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연세의료원 측의 준비 상황 등에 따라 가동일은 달라질 수 있다.

연세의료원은 전 세계 16번째 중입자 치료 센터로 이름을 올렸지만, 고정형 1대와 회전형(갠트리) 2대의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연세의료원은 가장 먼저 고정형 기기 위주로 치료를 시작한다.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전립선암 환자부터 순차적으로 간격을 두고 암환자 치료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 고정형 1대를 시작으로, 이후 회전형 2대까지 가동하면 하루 동안 약 5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 한 명당 치료 시간은 2분 정도가 걸리지만, 준비 과정으로 인해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치료 후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거의 없어 바로 귀가할 수 있다.

중입자 치료기의 공식 허가와 함께 가격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환자들이 중입자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1~2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해외로 나가야 했고, 제때 치료를 받기 힘들었다.

국내에서 시행되는 중입자 치료는 이 금액보다 저렴할 것이지만, 그럼에도 1회에 수천만 원이 예상된다.

식약처는 "중입자치료기 업체가 중입자치료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급여 등재 전까지는 비급여로 치료가 진행될 것이며, 심평원 급여 등재 후 정확한 암 치료 비용이 산정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중입자 치료는 조건만 맞는다면 기존 수술이나 약물 치료만으로 힘들었던 난치암에서 강력한 암 살상 효과를 보인다. 3대 난치암인 췌장암, 폐암, 간암의 5년 생존율은 30% 이하이지만, 연세의료원은 중입자 치료로 이들의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 자신했다.

한편, 서울대병원도 2020년 도시바와 중입자 가속기 계약을 완료했다.

서울대병원은 2027년 부산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인근에 센터 개원 및 중입자 치료 시작을 목표로 2021년 중입자 치료 센터 공사 중간 설계를 완료하는 등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제주대병원도 지난해 중입자 가속기 설비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38만평 부지에 들어서는 중입자 치료센터는 총 5,000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도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예고했다. 대규모 특수 건물 공사가 필요한 만큼 준비 과정만 약 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