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서 '베돌리주맙', 안전성 측면에서 훌륭한 선택지"

[인터뷰]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구자설 교수 
"피하주사 제형 보험 급여로 투약 편의성에서도 도움"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10-21 06:08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소화관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난치성 질환인 염증성 장질환(IBD). 염증성 장질환은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진행 양상에서도 차이가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중증도를 기준으로 분류되지만, 급성 중증 궤양성 대장염(ASUC)이나 누공형 크론병(fistula CD) 등 각 환자에게서 염증성 장질환 특성은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고 조합해 장기 치료 지속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구자설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대해 “과거에는 항염증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를 사용했지만, 효과가 부족하거나 지속적인 사용이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그 대안으로 등장한 약물들이 생물학적제제다. 그 중에서도 '베돌리주맙'(제품명 킨텔레스)은 TNF 기전이 아닌 장 내 염증의 주요 원인인 백혈구의 α4β7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전신 면역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실제 2022년 국내 리얼월드데이터를 통해서도 베돌리주맙으로 치료받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우스테키누맙(상품명 스텔라라) 대비 결핵 발생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결핵 발병 위험은 TNF 억제제 사용은 결핵 발병의 주요 위험 인자다. 

이에 구 교수는 “고령 환자나 잠복 결핵 등 감염 질환 위험이 있는 환자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효과와 안정성이 뛰어난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의료진과 함께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Q. 염증성 장질환의 일환인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어떤 기준으로 구분되나. 진단법이 궁금하다.

- 궤양성 대장염은 직장에서 대장의 근위부로 이어지는 대장점막의 염증을 특징으로 하며 점액이 섞인 혈변이 나오고, 설사가 수회에서 수십 회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발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크론병은 구강에서 항문까지 위장관 전체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대개 복통, 설사, 전신 무력감을 호소하고 체중감소나 항문 통증을 호소한다. 심한 경우에는 장관 협착, 천공, 농양, 누공 등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고 경우에 따라서 반복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은 임상 증상, 영상의학 검사, 대장내시경 검사와 조직검사 등으로 진단을 하게 된다. 대장내시경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소견을 통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을 구분할 수 있다. 다만 내시경 소견만으로는 두 질환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어 임상증상 및 조직검사, 혈액검사, 영상의학검사를 종합해 감별진단이 이뤄진다. 

Q.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없는 관해기와 증상이 악화되는 활동기를 반복해서 경험한다고 한다. 증상이 없을 때는 치료 효과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나.

- 염증성 장질환은 활동기와 관해기가 반복되는 질환으로, 관해기에 치료를 잘 유지해 질병이 다시 악화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 일찍 치료할수록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명확히 밝혀져 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상담과 진찰을 받고 질병 활성도와 검사를 통해 질병상태를 정확히 평가, 질병 악화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다시 나빠지기 시작하면 즉시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Q. 최근 중등증 및 중증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생물학제제가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과거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항염증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를 사용했지만, 효과가 부족하거나 지속적인 사용이 어렵고, 중대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 개발돼 많이 사용되는 생물학적제제는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염증 인자를 차단함으로써 관해 유도 및 유지에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Q. 생물학적제제 치료에서는 환자들의 어떤 특성이 약제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가.

- 생물학적 제제 간에 치료효과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 생물학적 제제를 어떤 상황에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많이 보고되지 않았다. 
환자의 현재 질병 상태, 연령과 기저질환, 피하주사나 정맥주사에 대한 환자의 선호도, 비용, 과거 사용한 약물 등을 고려해 생물학제제를 선택하게 된다.

Q. 장기간 치료해야 하는 염증성 장질환의 특성상 약제 안전성 프로파일도 중요하겠다. 

-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 악화와 호전이 반복해서 나타나게 된다. 증상이 호전된 관해 상태에서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므로 장기 투약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오랜 기간 약물을 사용하려면 치료 효과만큼이나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장기 안전성이 중요하다. 

과거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의 경우 효과는 있으나 면역 저하 등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오래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최근에는 약물 안전성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Q. 생물학적제제 중 베돌리주맙은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된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작용기전은 어떤 치료 이점을 보이나.

- 베돌리주맙은 장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해 장 외 다른 기관에는 부작용이 적게 발생해 비교적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령 환자나 잠복 결핵 등 감염 질환 위험이 있는 환자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Q. 베돌리주맙이 피하주사 제형에도 보험급여를 적용 받았다. 피하주사는 환자와 의료진에게 어떤 이점이 있나.

- 정맥 주사의 경우 주사 시간이 30분 정도로 짧지만 병원에 방문해 주사를 맞기까지 이동과 대기로 약 2~3시간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피하주사는 환자가 집에서도 자가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는 병원 방문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의료진 역시 제한된 공간에서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Q. 정맥주사로 치료하던 환자가 피하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선행돼야 하나? 제형이 변경되면 효과나 안전성 프로파일에 차이가 있나. 
 
- 정맥주사 유도기간 후 피하주사 치료를 시작하고자 할 때는 베돌리주맙 300mg을 최소 2회 정맥주입 후 6주차에 치료 효과가 보이면 유지요법으로 베돌리주맙 피하주사를 매 2주마다 투여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정맥주사로 관해를 유지하다가 피하주사 유지요법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정맥주사 투여 8주 후부터 베돌리주맙 피하주사를 매 2주마다 유지요법으로 투여할 수 있다.

베돌리주맙 피하주사에 관한 임상연구에서 성인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환자에서 피하주사는 정맥주사와 동등한 치료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이 보고돼 치료제 선택에서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 관련한 치료 지견이나 연구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 염증성 장질환은 주로 약물을 사용하는 내과적 치료가 중요하지만, 크론병에서는 장관의 협착이나 누공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환자에서 약물 치료 반응이나 임상 경과를 고려해 수술 치료를 언제 시행하는 것이 좋을지 관련 자료를 검토하며 임상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를 발굴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Q.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을 위해 강조하고 싶은 말은.

- 염증성 장질환은 치료가 어려운 난치병이지만 불치병은 아니다. 꾸준한 관리를 통해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다. 최근에는 효과와 안정성이 뛰어난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환자들은 의료진을 믿고 꾸준히 함께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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