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단기돌봄 의료시설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문 연다

서울대병원, 국내 최초 독립형 어린이 단기돌봄의료시설 개소
총 5개 층, 16개 병상 규모…중증소아환자 단기돌봄입원 가능
복지부·넥슨·서울대병원 합작…전국 확산 위해선 성과 필요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11-01 16:35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개인의 삶, 감히 생각지도 않고 있어요." 

"거의 24시간 돌보면서 밤에도 많이 케어를 해야 하는 상태라 솔직히 에너지 음료? 그걸로 버티고 있어요."

"다만 큰 아이도 어리다 보니까 그 아이한테도 미안하고…"


기계에 의존해 24시간 간병 돌봄이 필요한 중증 소아청소년은 전국에 약 4000명.

모든 것을 의존해야 하고, 의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이들에게는 언제 무슨 상황이 어떻게 벌어질지 알 수 없다.

때문에 이들을 돌봐야 하는 부모들은 한날한시도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자리를 비우지 못한다. 환자도, 보호자도, 그 가족들도, 모두에겐 그저 병 또는 아픔과 싸워야 하는 시간만 남아있다.

이들을 위해선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를 며칠만이라도 맡아 안전하게 돌볼 수 있는 어린이 전문 단기 돌봄 의료시설이 필요하지만, 그간 국내에서는 이들을 위한 시설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넥슨재단, 서울대병원이 손을 잡았다. 11월 1일 개소한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도토리 하우스)'는 이들이 수년간 공들여 이뤄낸 쾌거다.

이 센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어린이 단기돌봄을 위한 시설이 병원이 아닌 독립적인 공간에 별도로 마련됐다는 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소아청소년에게 처음으로 제공하게 된다는 점 등에서 의미를 갖는다.

서울대병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소된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가 성공적인 정책적 모델로 자리 잡아, 향후 독립적인 어린이 단기돌봄의료시설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계기이자 기반이 되길 바라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선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장, 최은화 서울대병원 소아진료부원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김민선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장은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세상에 홀로 남겨진 느낌'이라는 얘기를 부모분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다. 이들을 위한 센터는 절실하다"며 "병원이라는 공간은 환자와 부모분들에게 힘든 공간이다. 그 병원이 아닌 다른 공간으로 갖춰졌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같은 자리에서 최은화 서울대병원 소아진료부원장은 "다른 지역에서도 중증 어린이를 돌보기 위한 센터가 마련되고 그 지역 내 병원과 연계되면서 전국적으로 어린이 단기돌봄 체계가 활성화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독립적인 어린이 단기돌봄의료시설 첫 개소라는 성과를 얻기까지에는 수많은 노력이 수반됐다. 2018년부터 시작된 센터 건립 노력은 5년 만에야 빛을 발했다.

2018년 7월 넥슨과 서울대병원이 협력 논의를 시작한 이후 2019년 말 복지부는 정부보조금 25억원을 확보한 후 수가 방안 등 정책 지원에 나섰다. 이후 2020년 넥슨재단과 서울대병원이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센터 건립이 시작됐다.

넥슨재단은 이 센터 건립에 100억원을 기부했고, 서울대병원은 서울대병원 부지 바로 옆에 센터 건립 부지를 구하고, 센터에서 근무할 의료진을 확보했다.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센터 개소가 전국의 중증 질환 환아들과 지속되는 간병으로 지친 가족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미래인 어린이를 향한 진심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후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개소를 통해 의료 돌봄 시설 부재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이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서울대병원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운영을 통해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한 전인적 치료와 중증 질환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공공의료의 지평을 넓혀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는.

한편,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는 서울대병원 인근 종로구 원남동에 지어졌다. 연면적 997㎡(302평),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센터 내에는 총 16병상의 중증소아 단기입원병상이 갖춰졌고, 놀이치료실, 상담실 등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치료와 휴식을 지원하는 다양한 공간이 구성됐다.

센터에 입원하려면 24세 이하 소아청소년이면서 ▲자발적 이동 어려움 ▲의료적 요구(인공호흡기, 산소흡입, 기도흡인, 경장영양, 자가도뇨, 가정정맥영양) 필요 ▲급성기 질환 없는 안정 상태 등 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기존에 충족하더라도 센터에 방문해 사전외래를 받은 후, 입원이 결정돼야만 입원이 가능하다. 사전외래 과정을 만든 것은 돌봄 기간 동안 안전을 최우선하기 위한 조치다.

입원 기간은 1회 2박3일부터 7박8일까지 가능하며, 연간으로는 횟수와 무관하게 총 20박21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 센터에는 24시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상주하며, 중증 소아총소년 환자에 대한 전문지식과 술기를 충분히 갖춘 간호인력이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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