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 예상했는데…기대 못 미친 정책 발표에 실망 가득

정부, 26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공개…주식 시장 '냉담'
저 PBR 제약주, 이틀째 하락…증시 부양에 긍정적 영향 의문
경제 전문가들, '코리아 디스카운트' 근본적인 문제 해결 강조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4-02-28 06:06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정부가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해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했으나, 저(低) PBR(주가순자산비율, price bookvalue ratio) 제약기업 주식 가격은 이틀째 하락하고 있다.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없는 게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6일 금융위원회는 상장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이 해당 공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우수기업 표창 수여,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발표에는 기업가치 우수 기업에 대한 시장평가와 투자 판단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금융위는 기업 밸류업 표창 업체 등 우수 기업 중심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개발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부연했다. ETF 상장으로 일반투자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 시장 반응은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해 냉담했다. 27일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2.03p 하락했다. 지난 26일에도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0.62p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하기 전에 한껏 부푼 주식 시장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PBR 1배 미만 제약기업 주가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주가 상승 기대가 컸던 만큼, 지난 26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공개된 후 실망도 적지 않았다.

일례로 환인제약(27일 오후 6시 한국거래소 기준, PBR 0.67배) 주가는 지난 26일 정부 발표 이후 이틀 연속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26일, 27일 종가 기준으로 이 회사 주가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각각 0.47%, 2.02% 떨어졌다.

동화약품(27일 오후 6시 한국거래소 기준, PBR 0.73배) 주가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7일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1.33% 하락했다. 26일엔 전 거래일 종가보다 0.61% 낮은 채로 장이 마감됐다. 

광동제약(27일 오후 6시 한국거래소 기준, PBR 0.58배)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지난 26일 이 회사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7520원보다 140원(1.86%) 낮은 7380원을 기록했다. 27일엔 20원(0.68%) 하락하며 7330원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정부가 공개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에 미흡한 게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기업이 주식 시장에서 저평가된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광석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는 지난 26일 홍사훈의 경제쇼에서 "본질적으로 큰 틀에서 해석한다면,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왜 야기됐는지, 근거를 잘못 정의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본질적인 배경에 한국 주식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게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뢰가 왜 떨어졌는지 그 원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되는데, 일본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해 주가가 올랐으니 우리도 해야 한다고 잘못 정의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김 교수는 일례로 국민 공감을 얻는 세제 지원을 구상해 관련 제도 추진 계획이 나왔어야 된다며, 정부 발표를 살펴보니 무늬만 갖춘 상태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결되지 않겠구나 하는 의심이 들어 실망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정호 명지대학교 특임교수는 "이번 방안이 기업 자율에 맡기는 듯한 논조가 더 높은 상황"이라며 "밸류업 프로그램에 당장 넣을 수 있는 여러 계도책 정도만 들어갔다"고 2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분석했다. 

공시 우수 기업 표창에 대해선 "아마 지금 법 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나온 자구책인 것 같다"며 "예전에 수출 1억 불 달성으로 훈장을 받으면 기업도 좋아했는데, 요즘은 그런 사회문화가 아닌데 표창 같은 걸 줘서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홍보해 주겠다 이런 내용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가 상속과 기업 승계 과정에 대한 제도적 합리성이라며, 이를 어느 정도 담보하는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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