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못마땅한 1차 의료도 상당…신중론 속 각개전투 활발

강태경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장, 17일 간담회서 입장 밝혀
회원 등과 의견교류 활발…상당수는 의료붕괴 직면에 공감
의사회 공식행보는 '無'…"단체 파업은 도움보다 악화 우려"
정부 의료개혁 패키지서 가정의학과 등 1차 의료 외면 심각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3-18 06:05

강태경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회장. 사진=이정수 기자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전공의에 이어 교수까지 사직서 제출을 예고하면서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1차 의료 분야에서도 신중한 기조 속에 각개전투가 이뤄지고 있다. 

강태경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회장은 17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 및 제51차 연수강좌' 기자간담회에서 현 의료계 상황에 대해 1차 의료권에서도 주시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강태경 회장은 "현재까지로선 (파업 등에 대한) 의사회 공식적인 입장이나 따로 말씀드릴 것은 없다. 다만 커뮤니티 사이트나 여러 루트를 통해서 서로 많은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전공의에 이어 전국 의대 교수들까지 오는 25일 사직서 제출을 예고하고 나선 상태다. 전국의대 비대위는 집단 사직이 이번 사태를 끝내기 위한 고육지책이며, 정부와 의료계가 한 발씩 양보해 대화와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1차 의료를 맡고 있는 의원급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에 파업 등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강태경 회장도 2000명 의대정원 증원이 이뤄졌을 경우 의료계에서 우려되는 의료 붕괴가 현실화될 것으로 점쳤다.

강태경 회장은 "이렇게 가면 의료가 붕괴될 것이라고 한다. 양질의 의료체계나 시스템이 갖춰져야 양질의 의사가 나올 수 있는데, 체계가 무너지면 똑똑한 사람조차 좋은 의사가 되기 어렵다. 지금 어떻게 보면, 1차 의료권에 있는 50대 중반 의사들은 현실적으로 '향후 붕괴된 의료에서 우리 몸을 맡길 수 있을까'를 걱정하고 계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저 또한) 미래 의료 붕괴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그런 생각은 든다. 이런 생각은 꽤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고, 이미 다양하게 행동하고 있다. 이들이 개인적으로 나서서 무엇인가를 할 수는 있겠지만, 의사회가 전적으로 나서서 하는 것은 없다"고 부연했다.

이어 "당장 내일부터 파업을 하네 마네 해서 정부-의료계 간 갈등을 더 키우기보다는, 각자가 서로 돕고 하는 것이 모두에게 더 힘이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부가 1차 의료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간담회에 나온 정승진 공보이사는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입장문을 대독하면서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패키지를 그대로 시행하게 된다면 풍선 효과에 의해 현재 필수의료로 주목받지 않는 전문과목들의 일차의료들이 붕괴하게 된다. 그 중 하나가 가정의학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질환 중증도에 의한 합리적 의료전달체계를 더 촘촘히 하고, 노인사회를 맞아 일차의료 전문의의 더 체계적인 양성을 지향해야 한다. 일차의료 전문가 양성 과정인 가정의학과 과정의 확대 개편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입장에 대해 강태경 회장은 "가장 우려되고 있는 것은 정부가 필수의료 패키지와 이후 대응을 보면 구체적으로 1차 의료를 어떻게 해야 된다는 내용은 없다. 국내 1차 의료는 80%가 전문의다. 이들이 환자 진료 욕구 상당수를 충족시키고 있는 부분은 객관적인 사실로 평가돼야 한다. 정부가 이것을 인정하고 1차와 2차 간 관계를 정립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패키지에서는 그러한 배려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간담회에 함께 나선 김정환 대외협력부회장은 "의료전달체계는 본래 1, 2, 3 순서대로 가야하는데, 3차에서 도저히 수용이 되질 않으니 2차로 내려가는 이상한 구조로 개편을 하면서 마치 잘 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것에 상당한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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