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산정특례 차등화, 논의가 필요하다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5-20 12:26

중증질환에서 건강보험 보장성이 후퇴했다. 심장질환을 제외한 4대 중증질환(심장, 암, 뇌혈관, 희귀·중증난치) 보장률이 전년대비 크게 하락하면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발표한 '2022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에서 요양기관 종별 4대 중증 건강보험 보장률을 살펴본 결과 이같이 드러난 것. 

특히 그중에서도 암, 희귀‧중증난치 질환의 하락률이 도드라졌다. 2022년 암 질환 보장률은 75.0%로 전년(80.2%) 대비 -5.2%p 하락했다. 희귀·중증난치 질환 보장률도 87.7%로 전년(89.1%) 대비 -1.4%p 하락했다. 

이로 인해 1인당 중증·고액진료비 상위 30위 내 질환(백혈병, 췌장암, 림프암 등)의 2022년 보장률은 79.6%로 전년(82.6%) 대비 -3.0%p나 하락했다. 

상위 50위 내 질환(30위 내 질환 및 치매, 호흡기 결핵 등)의 보장률 역시도 77.8%로 전년(80.3%) 대비 -2.5%p 하락했다. 

반면 경증질환 건강보험 보장률은 예년보다 상승했다. 2022년 105대(2021년까지는 100대) 경증질환의 건보 보장률은 62.1%로 전년(58.9%) 대비 3.2%p나 는 것이다. 사실상 생명이 위중한 병보다 감기, 결막염, 고혈압, 당뇨병 등 일부 만성질환으로 비중이 옮겨간 셈이다. 

공단은 그 이유로 공단은 비급여 진료 비중 증가를 들었다. 암환자를 중심으로 비급여 진료가 증가하면서 건보 보장률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는 것. 사실상 급여 항암제보다 자비로 비급여 항암제를 선택했다는 셈이다. 

그러면서 공단은 이번 중증‧고액진료비 질환 보장률 하락의 원인이 된 비급여 관리에 나서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보공개 강화나 선택적 속성이 큰 비급여 집중 관리, 공사보험연계를 통한 비급여 관리 등 합리적 비급여 이용·공급 유도 정책을 복지부와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제는 의료계가 제안했던 것처럼 산정특례 차등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산정특례제도란 고액의 비용과 장기간의 치료가 요구되는 특정 질환 진료 시에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금액을 경감시켜주는 제도다.

가령 암환자의 경우 소득과 상관없이 5년간 본인부담률을 5%만 지불하면 된다. 하지만 암마다 경중이 다르고, 각 환자 형편이 다른 만큼 이를 차등 적용하자는 주장은 의료계에서 쭉 있어왔다.   

또 암 임상현장에서 사용되는 최신 항암신약의 약가가 점차 고가로 가는 추세를 감안할 때, 일괄 본인부담률 적용은 건보 재정 한계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한정된 건보재정 속에서 항암신약을 새로 등재시키면서도 보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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