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의약품불출기 사용 표준화, 최소 안전 기준 제시 의의"

[인터뷰] 나양숙 한국병원약사회 표준화위원장
한국병원약사회, '자동의약품불출기 안전사용 가이드라인' 올해 제정
"병원별 상황 다르지만, 표준 용어 정리 및 최소한의 안전 기준 마련에 의의"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05-27 06:00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병원 내 의약품 불출 과정이 자동화 되는 추세다. 병원마다 상황과 기준, 사용 장비가 달라 모든 과정을 통일할 수는 없지만, 보다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 제시를 위해 한국병원약사회는 지난 4월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나양숙 한국병원약사회 표준화위원회 위원장(서울아산병원 약제팀)<사진>은 최근 전문지 기자단과 만나 '자동 의약품 불출기(Automated Dispensing Cabinets : ADCs) 안전사용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 제정을 비롯한 표준화 의의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병원에서는 처방에 따라 약사가 약을 조제하면, 처방 감사와 함께 정확하게 약이 조제 됐는지 다른 약사가 확인 후 불출한다. 자동 의약품 불출기는 이 과정을 자동화한 장비로, 약 확인의 정확성, 불출의 신속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에 자동 의약품 불출기를 사용하는 병원이 점차 증가했고, 안전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한국병원약사회는 2019년 처음 해당 내용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 현장 실무자 의견,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나양숙 위원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을 제정 계기에 대해 "자동 의약품 불출기 사용 병원은 증가하고 있지만,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병원마다 해당 장비를 각기 다른 용어로 사용하고 있었고, 사용 방식 또한 제각기 다르게 사용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가이드라인 제정의 가장 중요한 목적과 의의는 용어의 명확한 정의"라면서 "명확한 용어가 없다보니 해당 장비를 옛날처럼 비품을 쓰고 채워넣는 창고처럼 쓰거나, 의약품 불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라고 전했다. 

위원회는 가장 먼저 중구난방으로 사용되는 불출 장비 지칭 용어를 정리하기 위해 여러 논의를 거쳐 '자동 의약품 불출기(ADCs)'로 표준 명칭을 결정했다.

또한, '개방형 보관함'과 '잠금형 보관함'으로 구분해 불출기별 사용 범위를 확실하게 정의했다. 개방형 보관함은 통제가 비교적 적은 의약품(마약류, 고위험의약품 제외 일반의약품)을 보관하기 위한 공간으로, 사용자가 서랍 내 모든 의약품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잠금형 보관함은 구획별로 뚜껑이 있으며, 미리 지정된 한 가지 의약품에만 접근할 수 있다. 
 
용어 정리와 함께 가이드라인 내용을 제정하면서 주의깊게 신경을 쓴 부분은 '약품 확인 시스템 및 절차'다. 약사의 '처방 확인'이 이뤄진 이후 약을 불출해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는 것. 

나 위원장은 "의약품 사용 전 약사의 처방 확인은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고 강조하며 "자동 의약품 불출기 또한 단순히 약품 보관 창고처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어떤 환경과 목적을 가지고 어떤 절차를 걸쳐서 불출해야 한다'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내용을 적시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의 가이드라인도 병원에서 바로 적용하기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야간에 불출기를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중소병원의 경우 약사가 없는 병원도 있기 때문이다. 

나 위원장은 가이드라인을 한 번에 모든 것을 진행시키는 것은 상황상 불가능하므로, 단계적으로 밟아 나아가야 한다고 봤다. 

이에 우선 비품 창고처럼 별다른 처방에 대한 확인 절차 없이 수시로 혹은 임의로 의약품을 사용하는 부분을 줄이고, 긴급한 상황에서 의약품 임의 사용 시 약사의 처방 감사가 사후에라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절차 마련이 먼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가이드라인은 강제가 아닌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병원마다 각자의 기준 혹은 사정에 맞춰 취사선택해 적용할 수 있다. 

나 위원장은 "가이드라인은 의료와 약료의 질적인 측면에서, 또는 안전 측면에서 '이 부분은 반드시 지켜야 될 부분'을 알려주는 것이다. 특히, 중소병원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의료기관 인증 기준 내에서 많은 질문이 나오는 부분들을 하나씩 표준화를 시켜가고 있다. 각 의료기관에서 하고 있는 다양한 일들을 취합하고 정리해 하나의 기준으로 만드는 것이 표준화위원회의 업무"라며 "해당 인증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의료기관의 경우 가이드라인을 통해 약사들의 업무 안정성 및 질적 향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표준화 작업은 중요하다. 표준을 다른 병원으로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병원약사회 표준화위원회는 이번 가이드라인 제정과 함께 '유해의약품 안전사용 가이드라인'과 '주사제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향후에는 약사들의 '개봉 의약품'과 '고주의 의약품'에 대한 표준 가이드라인 제정에 대한 요구에 따라 관련 리뷰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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