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하드웨어와 의료 AI라는 소프트웨어 결합으로 필립스에 버금가는 한국 의료기기 회사로 성장시키겠습니다."
국내 대표 의료기기 제조사인 메디아나가 의료 인공지능(AI) 사업에 속도를 낸다. 기존 하드웨어(HW) 중심 제조, 판매 기반에서 AI 의료 솔루션 및 서비스(SW)로 사업모델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지난 21일 'KIMES 2025'에서 만난 윤상원 셀바스AI 및 메디아나 사업대표(상무이사)는 두 기업 간 인수합병(M&A)에 따른 향후 청사진을 공개했다.
작년 1월 음성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셀바스AI는 메디아나를 약 732억원에 전격 인수했다.
메디아나 주당 평균가(6748원)보다 약 112%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1만4300원에 메디아나 최대주주인 길문종 대표의 주식 512만주(32.0%)를 사들였다.
M&A가 흔치 않은 국내 의료기기 산업계에선 파격적인 행보였다. 그럼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소프트웨어 기반 회사가 하드웨어 회사를 인수한 만큼, 시너지가 있을 거란 의견도 있었다.
메디아나는 사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이름이 더 알려진 응급의학 전문 제조 기업이다.
특히 환자감시장치(PMD)와 자동심장충격기(AED) 개발·제조에서 정평이 나있다. 전 세계 약 80여개 국가에 공급하고 있는 데다 환자감시장치는 글로벌 No.1 의료기기사인 메드트로닉에 ODM(주문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실제 메디아나 지난해 매출(570억원) 중 약 68.7%(392억원)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윤 사업대표는 그런 점에서 양사의 결합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제품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 했다.
셀바스AI의 자사 의료 AI 음성녹취 솔루션인 '셀비 메디보이스'를 출시해 국내 의료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의료산업에 대한 노하우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M&A 이후 두 번째 맞는 이번 KIMES 2025에선 셀바스AI의 두 계열사인 메디아나와 셀바스헬스케어가 처음으로 공통된 주제를 들고 참관객들을 맞았다.
컨셉은 하드웨어와 AI 간 융합을 통한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연결성)'다.
윤 사업대표는 "작년 KIMES는 메디아나 인수 초기인 관계로 하드웨어 전시에 그쳤다면, 이번 전시는 환자감시장치를 병원 시스템이랑 연동했을 때 의료진들의 업무 효율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해 중점적으로 소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 기업 간 시너지는 엄청날 것이라 했다. 그 첫 번째가 '예측 의학' 분야다.
입원 환자 상태 악화를 예측하는 기존 AI 솔루션들이 전자의무기록(EMR)에 입력된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메디아나는 셀바스AI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환자감시장치에서 나오는 실시간 생체 신호 정보를 통해 새로운 예측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환자감시장치 제조사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즉, 메디아나의 환자감시장치에서 발생하는 의료 데이터가 의료AI 솔루션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의료 데이터 센서 허브'가 될 거란 설명이다. 단순한 생체 신호 모니터링을 넘어 데이터 수집 및 처리, 의료 기기 및 시스템 간 연계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사업대표는 "환자감시장치에서 나오는 활력 신호들을 가지고 기존 의료AI 솔루션과는 다른 예측들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실시간 환자 활력 신호들을 수집할 수 있는 서버 구축 작업을 했다. 예측 의학으로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환자생체신호 원격 솔루션(Monitor Defibrillator Remote Management Solutions, MD RMS) 사업도 주목하는 분야라 했다.
MD RMS는 중증 환자의 앰뷸런스 탑승부터 응급실 도착까지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을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메디아나만의 전문화 된 솔루션이다.
중증 환자의 상태 변화를 심전도, 심박수, 혈압, 체온 등 생체 신호를 최종 도착지인 응급센터로 실시간 전송하고, 실시간 원격 시스템으로 의료진이 중증 환자 조치에 대해 구급대원에게 응급처치를 지원한다.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의료진의 의사 결정과 처치 및 치료 과정을 신속하게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윤상원 셀바스AI 및 메디아나 사업대표. 사진 = 최성훈 기자.
윤 사업대표는 "셀바스AI가 제일 잘하는 게 음성 인식 기술이기 때문에 응급 상황에서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대화하는 내용을 그대로 인식, 요약해 바로 응급센터에 실시간 전송할 수 있다"면서 "이미 병원에 도착했을 땐 의료진과 장비도 대기를 마쳐 환자 소생 확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메디아나를 필립스에 버금가는 회사로 탈바꿈해 나갈 거란 포부도 밝혔다.
필립스는 글로벌 환자감시장치 시장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회사다. 메디아나도 국내 환자감시장치 시장에선 점유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그 기술력은 입증 받았다.
이를 위해선 환자감시장치에서 나오는 생체 신호 데이터를 얼마나 의료AI 솔루션으로서 잘 활용할 수 있느냐가 전제 조건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환자감시장치 등 의료기기를 통해 수집된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기반 환자 모니터링 및 원격 진료 시스템 ▲AI 진단 및 예측 ▲임상 서비스 등을 준비 중이다.
윤 사업대표는 "우리가 AI 솔루션들을 우리 장비에 넣어서 경쟁력를 강화하는 방향과 다른 의료AI 기업과 협업해 새로운 의료AI 예측 솔루션을 만드는 방향까지 모두 생각하고 있다"면서 "환자감시장치 등 의료기기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솔루션으로 해외 시장까지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