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항체-약물 접합체(ADC)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가 국내 유방암 진료 가이드라인에 대거 반영됐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2025 세계유방암학술대회(Global Breast Cancer Conference 2025, 이하 GBCC 2025)'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유방암학회는 2년 만에 최신 치료 지견을 반영한 '2025 제11차 한국 유방암 진료 권고안'을 개정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의 2차 치료에서 엔허투를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DM1, 제품명: 캐싸일라)보다 우선 권고한다는 점이다.
엔허투는 DESTINY-Breast03 연구에서 기존 치료 옵션인 T-DM1 대비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약 4배 연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성을 인정받아 2024년 4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 받은 바 있다.
또한 호르몬 수용체 양성 및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중 'HER2 저발현'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엔허투 치료가 권고됐다.
엔허투는 HER2 표적 치료제 중 최초로 HER2 저발현까지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하며 작년 5월 국내 허가를 받았다.
과거 유방암은 HER2 양성 또는 음성으로만 분류됐으나, 엔허투가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에서 효과를 입증한 이후 ▲HER2 양성 ▲HER2 저발현 ▲HER2 음성으로 재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호르몬 수용체 양성 및 삼중 음성 유방암으로 분류됐던 환자 중 'HER2 저발현'임이 확인되면 엔허투 치료가 권고된다고 이번 진료권고안에 명시됐다.
GBCC 2025 새틀라이트 심포지엄(satellite symposium)에서 이대원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엔허투의 주요 임상 데이터에 기반한 'HER2 발현 전이성 유방암 치료의 혁신적인 진전'에 대해 설명했다.
발표에서는 엔허투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에서 처음으로 항종양 효과를 확인한 DESTINY Breast-01 연구부터 최근 미국, 유럽 등에서 HER2 저발현 적응증 추가의 근거가 된 DESTINY-Breast 04 연구까지의 주요 결과를 소개했다.
특히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에서 최초로 HER2 표적 치료의 유효성을 확인한 DESTINY-Breast 04 3상 임상 연구에 주목했다.
전이성 유방암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HER2 저발현 환자군은 그간 HER2 음성으로 분류돼 표적 치료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DESTINY-Breast04 연구를 통해 엔허투의 유효성이 입증되면서, 현재 글로벌 진단 지침에서는 모든 유방암에 대해 HER2 평가 시 HER2 저발현 여부를 평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엔허투는 전이 단계에서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이상의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557명)를 대상으로 의료진이 선택한 화학요법군 과 효과성 및 안전성을 비교한 DESTINY-Breast04 3상 연구에서, 호르몬 수용체 여부와 상관없이 대조군 대비 3배 이상 높은 전체 반응률(cORR), 약 2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과 30% 이상 개선된 전체생존기간(OS)을 나타냈다.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적응증 허가 이후 현재 HER2 양성에 한정된 건강보험 급여 범위를 HER2 저발현 환자까지 확대해 달라는 요구도 탄력을 얻을 전망이다.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적응증 허가 이후 현재 HER2 양성에 한정된 건강보험 급여 범위를 HER2 저발현 환자까지 확대해 달라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작년 8월 게재된 국민동의청원에는 30일간 약 6만명이 참여하며 국회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됐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한국다이이찌산쿄는 2024년 12월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에 대해 엔허투의 건강보험 등재 신청을 완료하고 현재 정부와 급여화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는 여전히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에 대한 엔허투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환자들이 치료비 부담으로 인해 효과적인 치료를 제때 선택하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면서 "HER2 저발현 유방암에 대한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한 만큼, 제도적 뒷받침 역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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