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레미' 약평위 상정 촉구…백혈병환우회 "더는 기다릴 수 없다"

1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조차 상정되지 못해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우 10~20%, 베스레미가 유일한 치료 옵션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5-02 08:47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진성적혈구증가증(Polycythemia Vera, PV) 환자들이 마지막 치료 대안으로 꼽는 '베스레미주(로페그인터페론알파-2b)'의 급여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졌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5월 8일 열리는 제5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베스레미주가 반드시 상정돼야 하며, 이후 약가 협상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성적혈구증가증은 골수의 돌연변이로 인해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성되는 희귀 혈액암이다. 질환이 진행되면 혈전증이나 심혈관계 합병증, 골수섬유증, 급성백혈병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의적절한 치료가 생명을 좌우한다.

2023년 기준 국내 환자 수는 4995명으로 추산되며,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제는 하이드록시우레아(Hydroxyurea) 단일 제제뿐이다. 그러나 전체 환자의 10~20%는 이 약에 불응하거나 부작용으로 인해 복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들에게 베스레미주는 사실상 유일한 치료 옵션이다.

베스레미주는 유럽의약품청(EMA,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2021년) 등으로부터 잇따라 허가를 받았으며,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백혈병네트워크(ELN) 등 주요 진료지침에서 1차 및 2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1회 투여 비용이 약 425만 원에 달해 환자들은 연간 수천만 원의 비급여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하이드록시우레아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은 치료 수단조차 없는 상태에서 고비용 장벽에 가로막혀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지난 2월 14일부터 3월 15일까지 진행된 '베스레미주 급여화 촉구 국민동의청원'에는 단 30일 만에 5만552명의 동의가 몰렸다. 환자들의 절박함과 사회적 공감대가 확인된 사례다.

하지만 베스레미주는 2024년 3월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해 급여기준이 설정된 이후에도 1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조차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환우회는 "정부와 제약사가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들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환자의 시간은 제도와 행정의 속도보다 빠르다. 기다림은 곧 통증이며 생명을 위협하는 절박한 시간"이라며, "베스레미주가 제5차 약평위에 반드시 상정돼야 하며, 이후 약가협상도 신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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