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전공의 근무 단축 시행…일각선 의료공백·수련 악화 우려

근무환경 개선 통해 비인간적 근무환경 개선하고 수련질 제고 돼야
진료지원간호사 확충으로 병원 운영 차질은 제한적 전망
간호계 일각,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시 의사 공백 확대로 간호사 부담 가중 우려도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5-20 05:58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이달부터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이 시행되면서 병원 진료 현장에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근무시간 단축이 수련시간 부족으로 이어져 전공의 전문 역량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간호계 일각에서는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의사 부족에 환자 불만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까지 진행되면 간호사 업무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보건복지부 및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 참여기관 모집 공모 결과 상급종합병원 47개, 종합병원 22개를 합쳐 총 69개 수련병원이 선정됐다. 선정된 수련병원은 전공의들이 4주 기간을 평균해 1주일에 72시간 이내, 연속근무 24시간 이내 단축해 근무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응급상황, 교육목적, 인수인계 소요 등 불가피한 수련 및 근무 발생 시 주당 8시간, 연속근무 4시간을 추가 허용하도록 했다.

우선 일각에선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으로 전공의들의 근무시간이 짧아지더라도 병원 운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의대 교수는 "전공의 수련체계를 다시 만들어나가야 하는 건 사실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공의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많은 의료기관에서 진료지원(PA) 간호사 등을 채용해 업무를 많이 이관한 상태다. 이로 인해 전공의 수련시간을 조정하더라도 병원 업무에 크게 지장이 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반면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이 수련 교육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히 근무시간 감축보다는 전공의들이 충분한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수련 환경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며 획일적인 근무시간 적용보다 유연한 수련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B의대 교수는 "수련을 담당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은 구조전환 지원사업을 진행 중으로 진료지원간호사들을 대거 채용하면서 전공의 복귀 여부와 관계없이 병원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전공의 근무시간을 줄인다고 해도 진료 등에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수련시간 단축이 전공의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인지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전공의들이 원하는 것은 비인간적으로 근무했던 부분을 개선하고 제대로 수련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으로 전문의로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근무시간 단축만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예컨대 24시간 근무 후에는 48시간 쉴 수 있도록 보장한 후 근무를 하도록 하고 주당 72시간 근무로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근무기간을 5년 정도로 연장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근무시간을 축소하되 전체 전무기간을 늘려 수련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80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근무기간을 단축한다든지 전공의가 다양한 수련기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연한 근무환경을 가져가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간호계 일각에서는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으로 인한 의사공백이 고스란히 간호사들에게 전가될 수 있고 이로 인한 의료사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간호계 관계자는 "오늘부터 전공의 추가 모집을 한다고 했지만 많이 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의사가 부족한 병원에서 의사 공백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로 인해 환자들의 컴플레인은 간호사로 향할 것이고 고년차 간호사들이나 전담간호사들의 업무는 가중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업무의 부담이 커지면 의료사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의료사태 전 수련의사수가 많았던 시기에도 이런 문제는 늘 시한폭탄처럼 있었던 상황이라서 전공의가 적고 근무시간까지 단축된다면 이러한 부담은 간호사들에게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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